[정재원 기자] 일본 NHK는 10일 오후 6시 코로나 신규확진자가 205명, 사망자는 3명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11월 1일 84명을 기록했고  7일에는 확진자 수는 162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는 0명을 기록했다. 도쿄올림픽 폐막 직후인 지난 8월 20일 하루에만 2만5,992명의 감염자가 나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지 불과 3개월 사이에 약 100분의 1 수준으로 격감, 전 세계가 놀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집권당인 자민당이 통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가짜뉴스'도 나오고 있지만 일본내 감염병 전문가들 조차 확진자 수 급감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감염 전문가들 조차 이렇게까지 급감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100분의 1 수준으로 갑자기 감염자 수가 줄어든 걸까?
 
10일 일본 언론과 국내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일본 코로나19 감염병대책분과회 오미 시게루(尾身茂) 회장은 감염자 수의 급감원인을 5가지 꼽았다. 
 
첫째, 7월부터 8월 말에 걸친 여름방학과 일본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오본(御盆) 연휴 등 시기가 지나 감염 확산의 위험요소가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둘째, 폭발적 확산으로 감염환자가 치료받지 못한 채 사망하는 등 의료 붕괴를 목도한 시민들 간에 위기적인 의료상황에 대한 인식이 공유됐다는 것이다. 
 
셋째, 감염확산 우려가 높은 번화가의 야간 인구이동이 25%∼40% 정도 감소한 점이다. 특히, 야간 번화가에 있던 사람들 중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미접종자가 7월 초순과 비교해 약 70% 정도 감소했다. 넷째, 백신접종이 착실히 진행돼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률이 91.1%(2회 접종률은 89.9%)에 달하는 점과 젊은 층의 감염도 줄었다는 것이다. 
 
다섯 째,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으나 날씨의 영향 즉, 날씨가 서늘해지며 외부활동이 증가하고, 협소하고 밀접한 공간에서의 접촉기회가 줄기 때문에 감염자수가 감소했을 것이라 조심스레 추측했다.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접촉을 80%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온 교토대학 교수인 니시우라히로시(西浦博) 교수는 “아직 분석 중이라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른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다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연휴가 있으면 긴급사태선언 상황에서도 감염재생산지수가 상승한다”며 사람들 간 접촉기회가 감소한 것이 급감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한다. 
 
또 구로키 도시오 도쿄대 명예교수는 일본 내 주류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다 스스로 감염력을 잃고 소멸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바이러스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면 일본에서만 감소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어떤 요인이, 어느 정도 감염 감소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와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신중론을 내비쳤다. 
 
이날 조선일보에 따르면 일본 정부 산하 전문가 자문위원회에 해당하는 코로나 전문가 분과회는 유동 인구가 크게 감소한 점을 중요한 이유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9월부터 휴가·방학 등의 이벤트가 줄어들었고, 음식점 주류 판매 및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치가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 효과도 거론했다. 유동 인구가 줄어들고, 백신 효과가 발휘되는 가운데 일본인들이 마스크 착용, 손 소독 등의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한 덕분에 델타 변이가 위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일시적인 집단면역 형성,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자연 소멸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테다 가즈히로 도호대 의대 교수(일본감염증학회 전 이사장)는 백신 접종 및 감염에 따른 일시적인 집단면역 효과설을 주장한다. 일본에선 백신 접종이 지난 4월에 65세 이상 고령층부터 본격화돼 델타 변이 확산 시기 고령층의 백신 항체 효과가 높았다. 백신 접종이 상대적으로 느렸던 젊은 층에선 무증상 감염에 따른 항체 형성이 많았을 가능성이 높다. 두 가지가 합쳐지며 9월 집단면역 효과가 일시적으로 발휘됐을 수 있다는 가설이다. 
 
앞서 지난 달 데일리메디에 따르면 일본 확진자수의 급감 미스터리에 대해 외국에서는 2가지 가설이 떠돈다고 했다. 하나는 높은 감염력을 보였던 델타변이가 일정시간 동안 급속하게 확산됐고, 그 한계를 맞아 소멸하면서 급감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하나는 계절적 요인으로 여름과 겨울은 환기하기 어려운 계절로 2개월을 주기로 감염 증감이 반복한다는 ‘2개월 주기설’이다. 이게 맞다면 이번 겨울에 다시 감염 확산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만큼 일본은 올겨울에 찾아올 제6차 유행 대비에 분주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본은 물론 외국의 감염 전문가들 조차 코로나 확진자수 급감에 대한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유는 있고 미스터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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