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기념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는 모습.
[심일보 대기자] 국민의힘 선대위 구성을 놓고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의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복수의 언론과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자리보다 역할이 중요하다"며 실무형 선대위를 고집하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고 윤 후보는 통합형 선대위를 추구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의 대립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때문이다. 지난 17일 윤 후보가 직접 인선안을 들고 김 전 위원장을 찾아 '허락'을 구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김병준 전 위원장을 빼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초 예정됐던 18일 선대위 출범이 다음주 중반으로 미뤄진 데는 두 사람 간 이견이 좁혀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언론과 당 안밖에서 나왔다. 이들 두 사람의 '냉기류'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19일 윤 후보 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을 만난 후 “대통령이 될 사람은 과거의 인연, 개인적인 친소 관계를 갖고 (인선을) 생각하면 안 된다”며 “좀 냉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성동 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견은 사소한 부분에 불과하다”고 했다. 다만 김한길 전 대표 측근인 임재훈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전 대표가 가진 정치적 파괴력을 과소평가하고 깎아내리는 일부의 언사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윤 후보도 김종인 전 위원장이 ‘친소 관계 인선’을 거론한 데 대해 “인간적인 친소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의 생각을 정리하면 김 전 위원장은 선거 때마다 간판만 바꿔 나오는 위원회 설치로는 국민통합이나 미래비전같은 현안을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또 김병준 전 위원장이나 김한길 전 대표 같은 거물급 인사가 선대위와 별도로 꾸려지는 후보 직속의 위원회 수장에 오를 경우 자신의 운신 폭이 제한되고 선거전략 수립에서도 혼선을 빚을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읽힌다.
 
특히 김병준 전 위원장과는 최근까지 서로에게 독설을 퍼붓는 등 악연이 있다는 것이다. 4·7 재보선 직후 퇴진한 김종인 전 위원장이 당 중진들의 당권 경쟁을 두고 "아사리판"이라고 하자 김병준 전 위원장은 "어린애 같다"고 쏘아붙였다. 이후에도 "윤 후보가 뇌물 받은 전과자와 손을 잡을 리 없다"(김병준), "진짜 하류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김종인)이라고 상대방을 깎아내렸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윤 후보 측에서  '인사권은 후보에게 있고 김 전 위원장에게 지나친 권한을 부여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 후보 측 입장에선 김 전 위원장을 견제해야 하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을 '디스'(반대)하는 급을 반드시 데려와야 할 것"이라며 "윤 후보가 김병준 전 위원장이나 김한길 전 대표 영입에 대해 물러서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는 이날(19일) 기자들에게 두 사람 영입에 대해 "제가 (선대위에) 모시려고 한 것이지 인간적 친소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분들(김병준·김한길) 안 지 얼마 안 된다"며 김 전 위원장의 "과거의 인연, 개인적 친소관계를 갖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쓴소리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또 윤 후보는 "김병준 전 위원장은 도와준다고 말씀했고, 김한길 전 대표는 여러 가지로 고민 중인데 그래도 도와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2김(金) 영입'을 관철시킬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뉴스1에 따르면 김병준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상임선대위원장-공동선대위원장'이란 3선대위원장 체제에서 자신보다 한 단계 낮은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다고 해서 김종인 전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진 않을 거라는 시각도 여전하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상임선대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받아치는 모양새가 되면 더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이 김종인 전 위원장 아래의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할지도 관건이다. 두 사람 모두 현 국민의힘 전직 비대위원장이라는 점도 껄끄러운 관계 요인이다라고 했다.
 
한편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추천한 임태희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선대위 총괄상황실장에 선임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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