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재원 기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의 이준석 당대표 패싱이 예상롭지 않다. 이 대표는 28일 SNS에서 "패싱이라는 것은 가당치 않다. 선대위는 김병준 위원장을 원톱으로 놓고 운영할 계획"이라며 "내가 관례상 당연직으로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하고 있지만, 내가 맡고 있는 홍보·미디어 영역을 제외한 모든 전권을 김병준 위원장에게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 뿐만 아니라 김병준 위원장이나 윤석열 후보도 '이준석 패싱'은 있지도 않은 일이고 그런 일을 벌여야 할 이유도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선대위 중심은 후보가 맞지만, 초반 김병준 상임위워장 기자회견부터 청년위원회 설치, 충청 2박3일 일정 등 당대표가 패싱되는 일이 이어지면서 후보와 당대표 사이에 소통이 안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가 그동안 쌓인 속내를 밝히면서다.
 
이 대표는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후보의 충청 일정에 대해 사전에 몰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과거 지역정치 그런 문법이고, 하여튼 저는 어제 언론에 릴리즈(배포) 되기 전까지 저한테 가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못 들었기 때문에 이준석 패싱이고, 두 번째는 이준석이 후보 일정에 협조 안 한다, 이렇게 이간질하려는 사람들 있을 것"이라며 "제 입장에서는 황당한 거다. 이게 그런데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 대표는 과거 김 전 위원장 영입 당시 벌어진 일들도 언급했다.
 
그는 “초기에는 상황이 좋으면 ‘김종인 없이도 이길 수 있다’는 사람들이 후보 옆에 들러붙기 시작하고 서서히 김 전 위원장과 영역을 갖고 다툼이 일어나다가 나중에 지지율이 좀 떨어지는 모양새가 나타나면 후보 또는 대표가 엎드리는 모양새로 가서 김 전 위원장을 모셔온다”고 했다.
 
이어 “이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김 전 위원장의 그립감 때문일 것”이라며 “실제 일을 하기 위해 김 전 위원장이 직제나 요구사항이 많다 보니까, 항상 후보나 모시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와서 이름만 올려줬으면 좋겠는데 뭘 자꾸 하려 그러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라며 “이제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려면 솟값을 쳐주는 정도가 아니라 모든 걸 더 얹어서 드려야 할 것” “솟값 문제가 아니라 예의를 갖춰서 모셔야 한다. 프리미엄 다 얹어야 한다. 전권을 드려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발언 배경에는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윤 후보측 전언에 따르면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가 윤 후보보다 홍 후보와 상대적으로 가깝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또 윤 후보는 이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거부 과정에서 이 대표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고 선대위 여러 과정에서 그런 모습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병준 위원장 입장에서는 이 대표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이 대표는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을 위해 김 전 위원장이 불만을 가졌던 김병준 거취문제를 '김병준을 특위로 돌리자'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김병준 위원장 입장에선 현실화되진 않았지만 김 전 위원장을 모시기 위해 자신을 특위로 돌리자고 주장한 이 대표가 반갑지 않을 것이다. 
 
이유가 뭐가됐든 당대표이자 공동선대위원장인 이 대표를 계속 패싱하는 것은 가뜩이나 약한 2030세대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또 내부분열로 보여 추후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