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연설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2010년 3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15년차 환경미화원 김병옥의 편지를 받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올 들어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말씀을 보다 생생하게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한 달 반 동안 2천 통이 넘는 편지가 왔습니다. 일자리와 학업, 민생 문제와 관련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가슴 아픈 사연을 읽을 땐 저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실 땐 저도 함께 기뻤습니다. 사회의 그늘진 곳을 세심하게 챙기고,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부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부'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지금 감옥에 있다.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를 하겠다"고 외치는 정치인들을 흔히 본다. 여기에 어떤 이는 자신이 눈물까지 흘린다. 
 
반응은 어떨까? 
 
울음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도 있겠지만 어떤 이는 ‘쇼 아니냐’고 의심의 눈빛을 보낸다. 우리 정치사에서 중요한 순간에 눈물을 흘린 정치인은 생각보다 많았다. 어쨌건 받아들이는 사람이 진정성 있는 눈물로 받아들이면 정치인은 잘 운 것이고, ‘거짓 눈물’이 아니냐고 의심하면 잘 못 운 것이 된다.
 
정치인의 눈물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또 하나의 '정치 행위'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눈물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만, 계산된 눈물로 비칠 경우 역풍을 부를 수도 있다. 그래서 정치인의 눈물은 양면성을 가진다고도 한다.
 
오래 전(2014년)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의 눈물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우느냐가 중요하다”며 “상황에 맞지 않다면 냉철하지 못하고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반면 국민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눈물이라면 눈물의 효과는 상당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 한국 유권자들은 정서적 반응의 정도가 특히 크다”며 “그런 정치문화를 감안하면 정치인들의 눈물은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 교수의 '한국 유권자들은 정서적 반응의 정도가 특히 크다'는 것을 파악해서 인지는 몰라도 이번 대선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눈물을 자주 본다.
 
‘연출된 눈물’이라는 사람도 있고 ‘진실한 눈물’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분명한 것은 너무 자주 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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