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팬택에 한 번 더 기회달라"

▲ '팬택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이번주 중 (팬택 지원 여부에 대해)결정이 나지 않으면 대부분의 협력사는 줄도산 하고 550개 협력사 8만 종사자, 직계가족 30여만명은 거리로 나앉게 된다."

팬택협력사 100여명이 17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통사를 상대로 지난 2월 2차 워크아웃에 들어간 팬택 회생에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4일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부품 대금의 10~30%를 받지 않기로 결의한 데 이어 추가행동을 옮긴 것이다.

홍진표 팬택협력사협의회 회장(하이케이텔레콤 대표이사)은 "협력사들이 팬택으로부터 받지 못한 돈이 2000억원이 넘어섰지만 팬택의 어려움을 함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협력사도 지원에 나선 만큼 1등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도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팬택의 상거래채권 만기일은 오는 25일.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이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상태다. 팬택이 만기 도래하는 빚을 갚지 못하면 협력업체들이 도산할 가능성이 크다. 팬택이 갚는 돈은 협력업체 대금결제에 쓰이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에 대해 팬택채권 1800억원 출자전환(SK텔레콤 900억원·KT 500억원·LG유플러스 400억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채권단에 답변을 주지 않으면서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다급해진 팬택은 이통사에 1800억원 채무 상환 유예기한을 2016년 7월25일로 2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통사는 팬택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채권단은 1800억원 출자전환 안건에 대해 이통사가 가부(可否)를 주지 않아 채무상환 유예기한 연장이라는 새로운 안건을 상정할 명분이 약하다고 한 발 물러난 상태다.

홍 회장은 "팬택이 이번 주부터 경영 정상화에 들어가도 2~3개월이 소요된다"며 "70만~80만대의 재고물량까지 고려하면 6~7개월은 일거리가 없다. 정부와 통신사업자가 이렇게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이미 협력사는 죽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팬택협력사 신언아이앤씨는 "이미 대부분의 협력업체는 1차부도가 난 상태"라면서 "팬택이 20여년 간 통신사와 협력관계를 맺어오면서 과연 짐만 돼왔는지 이통사와 정부는 다시 한 번 바라봐달라"고 호소했다.

이 업체는 "이통사에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말하고 싶다"며 "이통사에서 신제품(베가 아이언2)을 받지 않았고 6~7월 단 1개의 팬택제품도 납품하지 못했다"고 했다.

한편 팬택협력사협의회는 이날 효자동 청와대 주민센터로 이동해 집회를 가졌다. 팬택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청와대에 접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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