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등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 인근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산책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소위 ‘뺑뺑이 세대’다. 추첨으로 고등학교가 결정됐다. 그곳에서 다양한 환경의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경기고-서울대 법대’로 대표되는 이전 선배들과는 살아온 환경이 다르다.”
 
“윤 당선인이 ‘서울대 법대 징크스’를 깰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신용락 변호사가 3월 16일 ‘주간동아’에 한 말이다. 소위 “엘리트 의식 없는 엘리트” 집단이란 말이다.
 
한국 최고 엘리트들이 모이는 곳으로 알려진 서울대 법대는 그동안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에게 붙는 엘리트 딱지가 오히려 대중에게 거리감을 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이 이런 징크스를 깬 데 이어 서울대 법대 출신 동문들도 새 정부 구성에서부터 보폭을 넓히고 있다. 각 분야 서울대 법대 출신 엘리트의 신(新)전성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신(新)윤핵관'이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겨났다. 지난 1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첫 인사에서 부부위원장에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기획위원장에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임명되면서다. 
 
특히 권연세 부위원장은 지난 1월 초 당 내홍 끝에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새로 꾸린 선대본부의 사령탑을 맡아 안정적으로 이끌며 대선 승리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과거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됐지만, 강경보수 성향이 아닌 온건·중도실용 성향으로 당내 신망이 두터운 권 의원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평이다. 
 
권 부위원장은 서울대 법대 77학번으로 윤 당선인보다 2년 선배다. 권 부위원장은 학생 때 윤 당선인을 눈여겨보고 “듬직하고 의리 있는 친구 있다”며 직접 그를 형사법학회에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권 의원과 윤 당선인은 대학 시절 형사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했고, 검사 시절에도 친분을 유지했다. 2013년 권 의원이 중국대사로 파견될 때 윤 당선인이 송별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원희룡 기획위원장은 82학번으로 윤 당선인보다 3년 후배다. 원 위원장은 학창 시절에는 윤 당선인과 특별한 인연은 없었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서울대 법대 출신의 ‘인수위 전성시대’는 대선 캠프 때부터 예고된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미 권영세 부위원장과 원희룡 위원장이 각각 중앙선거대책본부장, 정책본부장으로 ‘투 톱’을 맡았다. 김재원 클린선거전략본부장, 석동현 상임대외협력특보, 유상범 법률지원단장, 정점식 네거티브검증단장, 김진태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장 등도 서울대 법대 출신이었다. 특히 이 중 석동현 특보는 윤 당선인과 79학번 동기로 40년 넘은 친구 사이다. 
 
인수위 인사에도 서울대 법대 출신 인물들이 다수 포진됐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68학번), 최상목 경제1분과 간사(82학번), 유상범 정무사법행정분과 위원(84학번), 최지현 수석부대변인(96학번)이 그들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서울대 법대 출신이 이렇게 많은 인수위는 보질 못한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대 법대 74학번인 국민의힘 박진 의원 역시 차기 정부에서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당내 외교통인 박 의원은 1977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이어갔고, 김영삼 정권 시절 대통령비서실 해외담당 공보비서관을 지냈다. 국회 입성 후에도 한미의원외교협회 단장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미국통 정치인이다. 2008년 7월 미국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한편 향후 내각 구성은 인수위 구성 방식과 다소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양수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인수위는 약 두 달 동안 단기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만, 이와 달리 내각은 민심도 고려 해야 하다 보니 지역 등을 고려해야 한다. 윤 당선인도 ‘○○ 홀대론’ 같은 비판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