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11차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14일 공식 일정을 전격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소방본부 방문 일정이 예정돼 있었으나 인수위에 불참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지난 10일, 13일 두 차례의 조각 인선에서 공동정부를 약속했던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인수위원 24명 가운데 안 위원장 측 인사가 8명을 차지하며 대거 포진했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내각 인선에서는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제외됐다. 
 
안 위원장은 전날 윤 당선인과 인수위 관계자들과 함께하기로 예정됐던 도시락 만찬에 불참했다. 내각 인선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오늘 오후 2시 용노동부·농림축산식품부 등 남은 2개 부처 장관 후보를 지명한다고 밝혔다. 두 부처의 장관 후보가 정해지면 윤석열 정부의 18개 부처 장관 인사는 모두 끝난다.
 
현재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는 인물 중 고용부 장관에는 남성일 서강대 명예교수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교수는 전남 강진 출신으로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 로체스터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이후 한국노사관계학회 이사 등을 거쳐 한국노동경제학회장을 지냈다. 노동학계에선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부 장관에는 정치인 출신이 막판에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도 전문가와 정치인 중에 고민하다 농업 지원 등을 이유로 정치인 발탁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 중에선 경북 영천·청도가 지역구인 이만희 의원과 전북 남원·임실·순창이 지역구인 이용호 의원이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만희 의원은 국회 농림축산위 국민의힘 간사 출신이란 점이 강점이고, 이용호 의원은 호남에다 옛 국민의당 출신이란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김경규·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도 후보군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의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만일 인사 발표가 미뤄질 경우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협치 정신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당 쪽 인사를 새롭게 찾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이 오늘 공식 일정도 소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 위원장이 거취에 대한 고민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인선 발표가 앞당겨진 것은 안 위원장의 인사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 해석도 나왔다.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듯 한덕수 국무총리 내정자는 "인사는 복잡한 프로세스다. 공동운영을 고수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안 위원장이 거취를 고민하지 않겠느냐"며 "이유아 어떻든 또 철수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윤석열 정부의 내각 인선 관련해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2차 내각 인선에서도 안철수계 인사들의 입각이 무산된 것에 대한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윤 당선인은 출근 또는 기자회견 과정에서 안 후보자 관련 질문이 나오면 입장을 밝힌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자진 사퇴 발표를 예상한 수순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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