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 요즘 넷플릭스에서 삼국지를 보고 있다. 적벽대전 편을 어제 보았으니 40편이 넘어가고 있다. 새삼 느끼지만 삼국지의 주인공은 유비가 아닌 조조란 생각이다. 더불어 왜 이 소설이 불후의 작품인지도...
 
중국 속담에 '폭풍이 밀려올 때 어떤 이는 담을 쌓고 어떤 이는 풍차를 돌릴 준비를 한다'는 말이 있다.
 
검수완박은 분명 '狂風'이다. 그러나 지금의 그 미친 바람을 막을 순 없다. 
 
급기야 25일 민주당이 절차적 정당성을 포기하면서 검찰개혁의 대의도 저버린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 사흘만에 재논의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사실상 중재안 수용을 번복하고 합의 파기 수순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야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국민의힘 쪽에서 합의를 부정하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합의를 파기하는 즉시 검찰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이 법무검찰의 국회지부가 아닌가 의심이 드는 대목도 있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전화 한 통에 국민의힘 당대표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얼마나 지은 죄가 많으면 그런지 참으로 딱하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친 바람을 대하는 국힘의 일련의 수순도 정치력 부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속담처럼 풍차를 돌리는 지혜를 제시하는 사람은 더 더욱 없다.
 
바람을 방향을 바꿔 적벽대전의 승리를 이끈 제갈공명, 그는 제단에 오르기 전에 “내가 부정을 타지 않도록 목욕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목욕재계를 하고 산에 오르겠다. 신명을 다해 기원 드리겠다.”고 했다 한다. 그리고 그는 하루 꼬박 기도 후 제단을 내려왔다. 그러면서 “내가 신과 통해 동남풍 불렀다.”고 병사들 안심시켰다.
 
제갈공명이 어떻게 동남을 불렀는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의 ‘관찰(觀察)’에 있었다. 관철은 고대 중국과 그리스가 발상이다. 대표적 인물이 제갈공명과 아리스토텔레스다.
 
아리스토텔레스 전집 중 하나인 <소품집>에 그 사례가 나온다. 대상은 사람의 똥과 오줌이다. 냄새가 거의 다 사라질 때까지 며칠이고 관찰했다. 그리하여 똥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냄새가 점차 적어진다. 오줌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30년 넘는 기자생활로 관찰해온 바로 지금 이 광풍을 잠재울 해답은 윤석열 당선인이 민심을 읽어 간웅을 정리하고 공정과 상식의 초심으로 가는 것이다.
 
늘 그렇지만 위가가 기회인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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