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준 (사진 = 유튜브 캡처)
[김승혜 기자] 과거 인기가수로 활동했던 유승준(스티브 승준 유·46) 씨가 국내에 입국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해달라고 두 번째 소송을 냈지만 1심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자 발급이라는 사익보다는 공정한 병역의무 이행이라는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2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유 씨가 주로스엔젤레스총영사관을 상대로 "여권·사증발급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라도 피하고 싶을 군 입대와 모두가 원치 않는 복무기간, 누구나 두려운 위험과 희생을 함께 나누어 부담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공정한 책임의 배분'"이라고 전제했다.
 
유 씨는 2002년 1월 해외 공연 등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시민권을 취득해 논란이 일었다. 유 씨는 당시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를 받은 상태였다.
 
재판부는 "유 씨의 존재가 대한민국 영토 최전방 또는 험지에서 가장 말단의 역할로 소집돼 목숨을 걸고 많은 고통과 위험을 감수한 대한민국 장병들과 그 가족들에게 큰 상실감과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씨에게 비자 발급을 해줘 얻게 되는 사적 이익과 발급하지 않았을 때의 공적인 이익을 비교한 뒤 "불허함으로써 보호해야 할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헌법상 비례의 원칙을 바탕으로 심리해봐도 유 씨가 잃게 되는 사익은 '수익적 행정행위의 거부'로 말미암아 얻지 못하게 된 수혜적인 이득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자발급 거부가 정당하다는 뜻이다.
 
또 정부는 유 씨가 일시적·인도적인 이유로 입국할 경우, 일시로 입국금지조치를 해제해 입국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 연예 활동을 하기 위한 절차로 보이는 재외동포 비자 발급만 거부하는 것이다.
 
재판부는 유 씨에게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는지를 심리하고 "국가기관을 기망해 편법적으로 국외로 출국한 다음 시민권 취득절차를 밟아 병역기피 행위에도 해당할 소지가 충분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유 씨가 국적을 이탈하고 20년이 흐른 현재까지 사회적 상황 등을 종합해보면, 대한민국의 이익을 고려함에 있어 이러한 갈등적 요소를 단순한 일탈로 치부하거나 만연히 간과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유 씨에게 대한민국과의 관계성을 회복하거나 국적이탈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민에 가까운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정황이 엿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 씨는 2015년 10월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LA 총영사관이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원고 승소 판결을 2020년 3월 확정한 바 있다.
 
유 씨는 이 판결을 든거로 비자 발금을 신청했지만, 영사관은 이를 재차 거부했다. 이에 유씨가 비자 신청을 재차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이번 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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