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2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두고 고심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인사 참사'에 대한 맹폭을 이어갔다.
 
한덕수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판정을 고수하며 한동훈 후보자 등을 비롯한 일부 국무위원들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 발목잡기' 비판에 직면하지 않도록 고민하고 있는 모양새다.
 
조응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한 후보자 인준 여부에 대해 "총리로서 적합하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좀 많이 높은데, 인준을 해야 되냐 말아야 되냐 하는 데 대해선 해야 된다는 여론이 좀 높다"고 전했다.
 
이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목잡기로 보이느냐 마느냐 미묘한 문제가 있어 의원총회를 열어서 의원님도 뜻을 물어서 의견을 취합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그런데 제가 또 염려하는 것은 항상 매파가 비둘기파를 이긴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반대할 수 없지만, 한 후보자 낙마를 주장하는 당내 강경파들의 의견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한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 처리가 늦어지는 것을 두고 여당이 제기하고 있는 '발목잡기' 주장을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저희는 한덕수 총리(후보)가 많은 부적격 사항들을 가지고 있다 판단해 임명동의안을 아예 보내지 말아 달라고 하는 입장이었는데, (윤 대통령이) 1호 서명으로 바로 국회에 서명해서 넘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리 후보자 임명이 안 되고 있는 것을) 야당에 책임 전가를 하는 것 같은데 이낙연 총리 임명 때 당시 야당이 20일 넘게 끌었던 것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본회의 일정을 협의하는 한편, 조만간 의원 총회를 통해 한 후보자 임명안 처리 가부 여부를 놓고 의원들의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한 후보자에 대한 임명 철회 가능성에 선을 긋고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원희룡 국토교통부·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임명 강행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본회의 개최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결국 한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킬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한덕수 후보자를 비롯해 윤석열 정부의 내각 인선을 '인사 참사'로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책조정회의 시작에 앞서서는 주요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질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사 참사' 영상을 틀기도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호영·한동훈·원희룡·이상민·박보균·김현숙 등 6인의 장관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를 넘지 못해 용인할 수 없는 후보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나서 굳히기 내각을 강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전관특혜 회전문 인사를 반대하는 한덕수 방지법을 추진하겠다"며 "이 법 통과되면 변호사 아닌 퇴직 공직자가 법무법인 낸 취업한 경우에도 인청 등에 자료 제출 의무화 된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 후보자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최소한 한동훈의 두가지 능력이 입증됐다"며 "스카이캐슬을 능가하는 아메리칸 캐슬식 스펙쌓기 능력과, 비밀번호 제공을 끝내 거부한 바와 같이 제대로 된 해명 없이 교묘하게 본질을 호도하는 이른바 버티기 능력"이라고 비난했다.
 
박주민 의원은 "17시간에 걸친 한동훈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우리는 그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는 승자독식' 아니다, '공정한 교육기회 보장돼야 한다'고 했는데 한동훈이 걸어온 길이 과연 이에 부합하는지 심히 의문스럽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 핵심 6개 중 5개 자리를 검찰 인사가 차지했다. 군부 출신들이 (정부를 장악했던) 과거 군부 정권 시대를 뛰어넘는 시대로 우리가 회귀하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을 통제해야 하는 법무부 장관까지 검찰 출신 자신의 오른팔을 임명한다면 어느 국민이 지지할 수 있겠나. 지금이라도 한동훈의 임명 철회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으로 임명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세월호 참사 당시 보고 시각 조작 사건과 사법농단 사태 당시 재판 거래 사건에 연루됐던 인물이라며 "이게 과연 공정과 상식에 맞는 것인지 반드시 재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 출신 인사들을 참모진으로 대거 기용한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고민정 의원은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공직기강·법률비서관 등 주요 보직에 검찰 출신 인사들을 다수 포진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검찰 출신 7상시 인사로 '인의장막'을 만드는 작업을 또다시 탱크처럼 밀어붙였다"며 "비서실을 검찰청으로 착각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검찰 7상시에 둘러싸여 검찰 독재공화국을 만드는 아집과 고집을 거둬들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김성회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비하 및 동성애 혐오 발언과 관련해 "정신상태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최기상 의원은 현재 공석인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인선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검사 시절 사적 인연과 친분, 충성도 등을 강조해 몇몇 인사들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유력하다는 말이 나온다"며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회의록을 공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추천위는 윤석열 정부가 사전에 낙점한 인사를 추천하는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일 없어야 할 것이고, 밀실 추천 시도도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