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역 최고령 MC인 송해가 8일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 사진은 전국노래자랑 사회를 보고 있는 송해 모습. (사진=KBS 제공)
[김승혜 기자] KBS ‘전국노래자랑’을 34년간 이끌어 온 송해가 8일 영면에 들면서 이 프로그램의 향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 MC 송해(95·송복희)와 KBS 1TV '전국노래자랑'은 떼려야 뗄 수 없다. 1988년부터 34년간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매주 일요일 "전국~노래자랑"이라며 목 놓아 외쳤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국민들과 울고 웃었다. '일요일의 남자'라고 불린 이유다. 전국나라자랑을 통해 매년 최소 관객 5,000명에서 최대 1만 명을 만났다.
 
전국노래자랑은 코로나19 확산 탓에 2020년 3월부터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했다. 스튜디오 녹화와 함께 지난 방송 편집본을 내보냈다. 2년 만인 지난 4일 야외 녹화를 재개했지만, 송해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작곡가 이호섭과 아나운서 임수민 MC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송해가 올해 들어 입·퇴원을 반복하는 등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제작진 역시 후임 MC 선정을 두고 고심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 송해는 다수의 예능물에서 후임 MC를 거명했다. 아나운서 이상벽을 비롯해 MC 허참(1949~2022), 임백천, 이택림, 개그맨 엄영수(개명 전 엄용수), 이상용 등이 오르내렸다. 송해는 지난해 11월 KBS 2TV 예능물 '불후의 명곡' 명 MC 특집에서 후임 관련 "임백천은 다양한 탤런트가 있지 않느냐"면서도 "내가 처음 얘기하는 사람은 가망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상벽은 "(송해가) 전국노래자랑 30주년 특집서 이미 날 후계자로 찍었다"며 "언제 (마이크가) 넘어오려나 했는데, '30년만 기다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송해는 "그냥 내가 하게 내버려 둬라 좀"이라고 해 웃음을 줬다.
 
 송해는 세계 최고령 MC로 영국 기네스에 등재됐다. 34년간 전국노래자랑 터줏대감으로 활약, 고인 빈자리를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해는 1월31일 방송한 KBS 2TV 설특집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에서 "전국노래자랑은 운명같은 프로그램"이라며 "땡과 딩동댕 중 뭐가 더 소중하냐고 하는데, 땡을 받아보지 못하면 딩동댕 정의를 모른다. 나 역시 전국노래자랑에서 내 인생을 딩동댕으로 남기고 싶었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후배들은 전국노래자랑 후임 선정을 시청자 몫으로 돌렸다.
 
 "송해 선생님이 '전국노래자랑은 이상벽씨가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후임 MC는 방송국과 시청자가 결정할 문제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천운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난 '전국노래자랑 MC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어르신에 대한 배은망덕이고 결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농담으로 '전국노래자랑 맡으면 큰 영광이겠다'고 말한 적 있는데, 선생님이 '50년만 더하고 줄게'라고 하더라."(엄영수)
 
"생전 (송해와) '전국노래자랑' 후임 관련해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전국노래자랑 후임은 시청자들이 결정하는 것 아니겠느냐. 송해 형님은 살아있는 국보였다. 별세 소식을 듣고 국보를 도둑 맞은 것 같았다. 2~3년 전 급격히 몸이 안 좋아졌다고 했다. 최근까지 정정했는데···. 최근 기네스북에 등재된 후 비보가 들려와 안타깝다."(이상용)
 
한편 전국노래자랑은 임시 MC 체제를 이어갈 예정이다. 갑작스럽게 비보가 전해진 만큼, 제작진은 후임을 논하기 보다 추모특집 방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2일 방송하는 전국노래자랑을 송해 추모 특집으로 꾸미며, 또 다른 특집도 준비 중이다. 문석민 PD는 뉴시스에 "송해 선생님이 요새 컨디션이 이전 같지 않아서 '잠시 쉬겠다'고 했다. 완전 하차는 아니었다"며 "아무래도 스페셜·야외 녹화는 거리가 멀고 이동 해야 하니 힘들지 않느냐. 건강 회복할 때까지만 쉬겠다고 했는데, 비보가 들려와 슬픔을 금할 수가 없다. 아직 후임을 정할 단계는 아니다. 당분간 MC 이호섭·임수민 체제로 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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