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정재원 기자] 최근 가격 폭락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USD 발행사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검찰이 관련 의혹을 살펴보고 있지만 여전히 그의 소재 파악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소비자보호법을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경제지 포춘이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SEC의 집행 법률관들이 테라USD를 개발한 테라폼랩스가 증권 및 투자 상품과 관련한 규정을 어겼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증권 규정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기업체 또는 사업에 자금을 대기 위해 가상화폐를 구매하면 그 가상화폐는 SEC의 관할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
 
규제 당국은 이미 테라폼랩스와 권 CEO가 제공하는 '미러(Mirror) 프로토콜'이란 가상화폐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들을 수사했다. 미러 프로토콜은 미 주식의 가격을 추종하는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도록 해주는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이다.
 
테라폼랩스는 테라USD 관련 SEC가 벌이고 있는 수사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런가운데 11일 방송된 SBS ‘그곳이 알고 싶다’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루나 코인 폭락과 권도형 대표의 행방에 대해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권도형 대표가 자랑스럽게 내놓았던 ‘앵커프로토콜’에 대해 파헤쳤다. 앵커프로토콜은 테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로 코인을 예치할 경우 연이자 20%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려지며 당시에도 혁신적이라고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의 이자율을 두고 말도 안 되는 시스템이라고 못 박았다. 테라폼랩스의 전 개발자 역시 “앵커프로토콜을 만든다고 했을 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고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연이자 20%는 권도형의 아이디어였다. 말이 안 되는 거다. 그때 그걸 어떻게 항상 지급할 수 있냐고 물었다. 대답을 안 하는 거다. 대답이 없다는 것은 방법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라와 루나의 문제는 예전부터 있었다. 재단이 자산을 만들어 챙기는 걸 프리마이닝(사전발행)이라고 한다”라며 “블록체인은 장부인데 그 안에 내가 뭘 가졌는지 다른 사람이 다 납득을 해야 한다. 하지만 테라는 마음대로 재산을 불렸다”라고 전했다. 
 
테라의 프리마이닝의 규모는 10억 개로 1조 5천억 원의 가치를 지닌다. 문제는 이를 백서에 알리지 않았기에 일반 투자자들은 몰랐다는 것. 그알 측은 테라가 1조 5천억 원의 물량 중 약 5,400억 원에 해당하는 SDT를 차이(간편결제서비스)를 통해 KRT(원화로 교환할 수 있는 코인)으로 환전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소재가 알려지지 않은 권 CEO의 소재에 대해서도 집중 조명했다. 이른바 ‘먹튀’ 의혹이 불거진 후 권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작년 12월부터 싱가포르에 있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여러 언론이 등기부등본상 권 대표의 싱가포르 주거지를 찾아갔지만 그를 만날 수는 없었다. 그의 주거지는 싱가포르 나심이라는 지역의 한 고급아파트로 등록돼 있다.
 
특히 그의 집에서 나온 30대 백인 남성은 지난달 24일 SBS 취재진에 “잘못된 주소다. 그런 사람(권도형)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테라폼랩스 전 직원 강형석 씨는 이날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뉴스에 나온 백인 남자는 니콜라스 플라티아스였다”며 “얼굴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강 씨에 따르면 니콜라스는 권 대표의 룸메이트이자 테라폼랩스의 창립멤버이기도 했다.
 
또 백인 남성이 사는 집이지만 그 안에서는 아기 울음소리와 함께 ‘바둑이 방울 잘도 울린다’ 하는 익숙한 한국 동요 소리가 흘러나왔다.
 
한편 12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사건을 담당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도 테라폼랩스의 프리마이닝이 사기에 해당하는지, 사전발행한 코인들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최근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관련 진술을 확보해 권 대표의 또 다른 사기 혐의를 수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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