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 "소득을 올려주면 경제가 성장할 거라는 ‘소주성(소득주도성장)’은 어떤가. 이제 전 정권 사람들도 입 밖에 내기를 꺼리는 ‘듣보잡 정책’이자 경제정책사(史)에 기록될 코미디다. 탈원전과 주52시간 등 대안현실을 진짜라고 믿은 대통령과 추종자들이 국정(國政) 곳곳에 질러놓은 정책 실패의 덩어리들은 이제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국민에게 청구서를 들이민다."
 
박제균 동아일보 논설주간이 오늘(27일)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후유증을 지적한 칼럼의 한 대목이다.
 
지난달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전 정권의 이같은 실정(失政)에 대한 실망감과 정권교체의 열망으로 탄생했다. 지난 5년간 상식과 정도를 벗어난 내로남불 국정 운영을 바로잡아 달라는 국민들의 기대의 결과다. 하지만 지금 새 정부가 직면한 정치·경제·안보 상황은 1998년 외환위기 속에 출범한 김대중 정부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가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미국의 급격한 긴축 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세계 경제 전체가 침체 국면으로 빠져 들었고 한국경제 역시 물가와 환율, 유가가 동시 급등하는 ‘신(新) 3고’도 뚜렷하다. 국가 부채는 지난 5년간 415조원이나 늘었고, 가계부채도 급증하고 있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뭉쳐 위기 해결에 앞장서도 작금의 위기를 넘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은 위기 극복에 관심이 없다. 국회를 장악한 170석의 민주당은 8월 자신들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계파 투쟁에 몰두해 있다. 친문·친명·비(非)명 등으로 갈려 당권 싸움을 벌이고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해체를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여당 역시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 후 당내 주도권 다툼으로 여당의 본분을 잊은지 오래다.
 
하지만 경제위기 돌파의 칼자루를 쥔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칼럼에서 박 주간은 "전 정권이 파놓은 분열의 골을 따라 흐르는 넓고도 깊은 강. 이 강을 어떻게 건널 것인가에 윤석열 대통령의 성패(成敗)가 달려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늘 출국한다. 나토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안전보장 기구지만 지금의 국제정세를 생각하면 의미가 각별하다. 윤 대통령과 각국 정상의 회담에서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배터리, 전기차,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 경제 관련 의제가 테이블에 오른다고 한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거의 모든 역량을 투입했던 과거의 단선적 외교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이어서 긍정적이다.
 
기자는 윤 대통령의 당선과 누리호 성공을 보면서 '운도 실력이다'라고 믿게 됐다. 윤 대통령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으로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외교 역량을 한껏 끌어올리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해 전 대통령과는 '차원이 다른' 대통령으로 대한민국에 '운'을 가져다 주길 기대한다.
 
어쩌면 대통령의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작금의 한국경제 위기를 푸는 첫 단추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감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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