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경북 경주의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 맥스터(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를 둘러보며 월성본부 관계자로부터 원전과 폐기물 관리 현황을 설명 듣고 있다. (사진= 월성본부 제공)
[김민호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인 천하람 변호사(순천갑 당협위원장)는 1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당내 갈등과 관련해 "이 대표가 조용히 있는다면 친윤계 입장에서도 '가만히 있으면 살려는 드릴게' 같은 느낌으로 간을 봤던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고 짚었다. 이 대표가 '공천 개혁'을 꺼내면서 관계가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천 변호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단 친윤계 전체가 (이 대표에게) 돌아섰다는 평가는 어느 정도 맞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변호사는 "사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고 불리는 분들 사이에서도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이 대표를 공격했을 때 참전하지 않고 오히려 분위기를 본 부분이 있었다"면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정 의원의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긋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정적으로 이 대표에 대한 친윤계 반응이 악화한 건 공천 개혁이라는 카드를 들고나오면서부터"라며 "결국 '이 대표가 남은 1년간도 결코 조용히 있지 않겠구나', '본인 표현대로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자기 정치를 하겠구나' 이런 판단을 내리니 이 대표에 대한 친윤계 반응이 더 차가워진 것 아닌가"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당내에서 공직 후보자 자격시험(PPAT)을 도입한다고 했을 때도 강한 반발들이 여러 군데서 터져 나왔다"며 "그런 것처럼 이준석 표 공천 개혁에 다들 반감 내지는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 변호사는 전날 사퇴한 박성민 당대표 비서실장에 대해 "대통령실과 당대표실 가교 역할, 당내에서 친윤계와 대표 사이에 쿠션 역할을 맡았다"며 "친윤계와 이 대표 사이가 안 좋게 됐고, 대통령실과의 관계도 다소 삐걱거리는 형태의 익명 인터뷰가 나오면서 본인이 비서실장을 잘하고 있는지, 당이나 대표에게 도움이 되는지 많이 괴로워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사퇴 과정에 대해선 "대통령과 소통 없이 결단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강권해서 오게 된 자리인데 과연 대통령과 소통 없이 결단을 내렸겠는가"라고 봤다.
 
이어 "타이밍이 공교롭다. 그만두더라도 굳이 (이 대표 윤리위 징계 심의가 열리는) 7월7일 이전에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타이밍에 그만뒀다는 얘기가 있다"며 "오히려 대통령이 해외에 계신 타이밍을 노린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과거에도 대통령이 부담스러운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야 할 때 대통령이 해외에 있는 때를 노리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천 변호사는 이 대표가 박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날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에 대해 "이 대표가 흑화해서 소위 당에 해가 되거나 아주 더러운 진흙탕 싸움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럴 일은 전무하다"고 분석했다.
 
천 변호사는 "이 대표 입장에서 기댈 수 있는 언덕은 여론밖에 없다. 당대표로서 필요한 여러 개혁과제를 제시해 다음 총선도 이기려면 이 대표의 구상과 능력이 필요하겠다는 것을 당원과 국민에게 설득해야 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흑화해서 전면전을 펼치기 시작한다는 건 여론의 지지까지 다 잃어버릴 수 있다"고 해석했다.
 
윤리위 결정 이후 상황에 대해선 "이 대표는 윤리위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든 시나리오별로 나름대로 대처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들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가능하나'라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듣지는 못했지만 이 대표 스타일상 조용히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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