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전 총리 (NHK 캡쳐)
[정재원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8일 참의원 선거 가두 연설 중 총에 맞아 사망했다. 향년 67세.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일본의 제90대 및 96~98대 총리를 지내며 일본 역사에서 8년8개월의 최장수 재임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 2007년 1차 집권에 이어 2차 집권도 병으로 물러났으며 연설 도중 피격까지 당한 '비운의 총리'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정치 가문에서 성장한 세습 정치인이다. 외할아버지는 노부스케 전 총리, 아버지 아베 신타로는 외상과 자민당 간사장을 지냈다. 친할아버지 아베 간도 중의원(하원) 출신이다.
 
가문의 후광으로 지난 1993년 중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13년 만인 지난 2006년 9월20일 자민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어 52살 최연소 총리에 오르면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는 총리 취임 1년 만에 돌연 사퇴했다. 지난 2007년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참패한 데 따른 책임을 진 것이다.
 
이후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12년 9월 다시 자민당 총재에 올랐다. 지난 1955년 자민당 설립 후 대표직에 두 번 당선된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는 같은 해 12월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며 다시 총리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07년 아베 전 총리가 1차 사임한 뒤부터 지난 2012년 2차 집권하기까지 일본의 총리는 5번 바뀌었다. 아베 전 총리는 집권 기간 동안 정치를 안정시키고 현실주의 노선을 지켰다는 호평을 받는다.
 
'아베노믹스(아베+경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2~3%의 인플레이션 목표, 무제한 금융완화, 마이너스 금리를 통해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부흥시키겠다는 경제정책이다. 한때 그는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고 76%의 지지를 얻었다. 다만 재정에 부담이 될 정도로 예산을 사용해 장기적으로는 일본 경제에 부담이 됐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는 임기 동안 6번의 중의원 및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2017년 모리토모 학원에 국유지를 팔아넘기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아울러 지난 2019년 11월 벚꽃을 보는 모임에 관한 스캔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처 실패 등으로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그는 2020년 8월 궤양성 대장염 재발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아베 전 총리가 사임한 표면적인 이유는 건강 문제이지만, 코로나19로 아베 정권이 핵심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동력을 잃은 데다 안보·경제·외교 등 실패로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2020년 9월16일 건강상 이유로 퇴임하기까지 통산 재임 일수 3,188일, 연속 재임 일수 2,822일로 역대 일본 총리 중 가장 오랜 집권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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