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갈무리)
[심일보 대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8일 밤 페이스북에 아무런 설명 없이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주제곡 '바람의 빛깔(Colors of the Wind)' 노래를 공유했다.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위리안치'(圍籬安置· 가시 울타리가 처 진 집안에 격리 당함)형을 당한 이 대표는 울분과 허탈, 외로움이 뒤섞인 듯 자신을 '달을 보고 우는 늑대'에 비유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9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해당 노래는 지난 2018년 이 대표가 바른미래당 노원병 지역위원장이던 시절 ‘공천 파동’을 일으킨 안철수 당시 서울시장 후보를 비판하기 위해 사용했던 노래다.
 
당시 이 대표는 한 방송에서 “다시는 누군가가 황당한 아집으로 우리가 같이 정치하는 동지들과 그 가족들의 선한 마음에 못을 박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노래 한 곡을 신청한다”라며 “오연준 군이 부른 ‘바람의 빛깔’이라는 노래다. 이 번안곡은 누가 가사를 옮겼는지 인간의 탐욕에 대한 고찰과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의 가치를 잘 풀어내고 있다”라고 했다.
 
특히 '바람의 아름다운 저 빛깔을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라는 부분은 예사롭지 않다. (원곡은 플라타나스 나무가 얼마나 높이 자랄까, 당신이 나무를 베어 버린다면 알 수 없다로 돼 있다) 
 
마치 자신을 내치면 윤석열 정부, 국민의힘이 바람이 전하려는 세상과 멀어지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담긴 듯했다.
 
또 '달을 보고 우는 늑대 울음소리는 뭘 말하려는 건지 아나요'는 지금까지 자신이 해 온 일, 앞으로 하려는 것들을 당과 윤리위가 이해도 인정도 하지 않고 있다는 외로움이 담긴 항변의 뜻으로 읽힌다.
 
노래 말미의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라는 건 지지자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부탁하는 한편 당과 자신은 '하나'임을 강조하려는 듯했다.
 
전날 JTBC는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게 중징계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 근거가 된 ‘7억 원 투자 유치 각서’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서 협상 카드로 활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이 대표가 4년 전 안 후보를 겨냥해 사용했던 노래를 이번에 다시 꺼낸 것은 이 대표가 안철수 의원은 물론이고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친윤석열)계 모두를 겨냥해 해당 노래를 공유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안철수 당 대표-장제원 사무총장 주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이 대표의 페이스북에는 1,000개 가까이 댓글이 달렸고 지지를 보내는 댓글도 있었지만 '분탕질', '또 시작이냐 지긋지긋하다'는 비난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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