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대표
[심일보 대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 후 이틀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기현 "지도자로서 혼란에 책임지는 자세 보여야" 
 
전임 원내대표를 지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대표를 향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 대표로서 개인이 과거 문제로 촉발된 혼란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지도자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인과 과정에 대한 진실 규명도 중요하겠지만, 결과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은 정치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며 이같이 썼다.
 
김 의원은 "국민의 삶을 챙기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해결하려면 임기응변 차원의 시스템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우리에게는 시행착오를 감수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적었다.
 
이어 "지금 민심은 당을 빨리 정상화시켜 일 좀 제대로 하라는 것"이라며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지가 언제인데 여당이 내부 싸움박질만 하고 있는 거냐고 질책하고 계신다"고 비판했다.
 
또 김 의원은 "국민의 민생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 여당의 일원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상황이 이렇게 되도록 방치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하루빨리 내홍을 접고 질서 있는 정상화를 통해 지도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손학규 밀어내기 '업보'···지금은 약과"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업보라고 생각하라”고 최근 당 징계에 평가를 내놨다. 홍 시장은 “차분히 사태를 정리하고 누명을 벗기 위한 사법적 절차에만 집중하라”도 조언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바른미래당 시절 대 선배이신 손학규 대표를 밀어내기 위해 그 얼마나 모진 말을 쏟아냈는가”라며 “지금 당하는 것은 약과라고 생각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좀 더 성숙해져서 돌아오라”며 “세월 참 많이 남았다. 나는 이 대표의 모든 점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윤리위 결정 존중해라…악법도 법" 
 
앞서 전날(9일) 나경원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이라면 그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야 하는 것이 의무라 할 것"이라며 "당 대표도 그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당 대표가 당의 공식기구의 결정을 거스르면서 어떻게 평당원에게 당의 뜻을 따르라 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당의 기강을 세울 것인가?"라며 "이 대표는 억울한 점이 있다면 당원권 정지 기간에 이를 풀어내는 것에 집중하고 일단 윤리위 결정을 존중해 주는 것이 본인의 미래를 지키는 길일 것"이라고 했다.
 
또 "연일 여당이 된 우리 당의 내홍기사가 언론을 장식한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당의 역량을 모으고 당의 화합을 위해서는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헌 당규에 따라야 한다", "그래서 악법도 법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재차 강조했다.
 
유승민 "윤리위·윤핵관 조폭 같아”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결정에 대해 “조폭같다”고 했다. 당내에서 이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친윤석열계(친윤계) 의원들을 향해서도 “엄청난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책임지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9일 대구 수성구의 한 아트센터에서 개최한 북 콘서트가 끝난 뒤 만난 기자들이 이 대표의 징계에 대한 의견을 묻자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아무도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윤리위가 의혹만 갖고 중징계를 내린 것”이라며 “이게 조폭들 하는 짓과 뭐가 다르냐”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 윤리위나 윤핵관들은 조폭 같다. 이 사람들이 정말 ‘정치 보복이다’, ‘토사구팽이다’ 이런 이야기를, 이런 비난을 듣지 않기 위해선 처음부터 끝까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서 일을 처리했어야 되는데 이번에 이 결정되는 과정을 보면 그렇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이 대표 문제가 진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으면 그럼 대선이나 지방선거 전에 조사를 해서 그때 엄정하게 처리를 하든지”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리위와 윤핵관들이 선거 끝난 뒤 증거 없이 의혹만 갖고 중징계를 내린 것은 “굉장히 졸렬한 처사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만약 이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이 윤리위 결정이라는 게 얼마나 우스운 일이냐”며 “사실이 아니라면 윤리위와 윤핵관들은 이 엄청난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아주 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리위나 윤핵관들이 ‘당대표니까 더 엄격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윤핵관이나 윤리위가 (하고 있는 행위는) 대통령이 그동안 그렇게 강조하던 공정과 상식에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다만 “이 대표를 비호하거나 감쌀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불법 (행위를) 했으면 법에 따라 벌을 받아야 한다”며 “또 이런 의혹이 만약 사실이라면 이 대표는 앞으로 정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힘, 11일 의원총회서 이준석 징계 수습 논의
 
한편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 당원권 정지에 따른 당내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11일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이 대표가 주도한 혁신위원회 3차 회의는 일정이 겹치면서 12일로 연기됐다.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11일 오후 3시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이번 의총에선 직무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 대표 사태와 관련한 현안을 논의하고 향후 당 운영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초 11일 오후 3시로 예정이었던 혁신위 3차 회의는 권 직무대행이 소집한 의원총회 일정과 겹치기게 됐다.
 
한 혁신위 관계자는 10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의원총회 일정이 잡히면서 회의가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다만 회의 안건은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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