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 토트넘 손흥민이 득점에 성공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김승혜 기자]  '국민 클럽' 토트넘 홋스퍼는 달랐다. 지각도, 노쇼도 없는 최고의 프리시즌 매치였다.
 
토트넘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 '팀 K리그'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친선경기에서 6-3 완승을 거뒀다.
 
무려 9골이나 터진 상암벌은 축구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손흥민, 해리 케인 등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비는 슈퍼스타의 화끈한 득점쇼는 한여름 축구 축제를 뜨겁게 만들었다.
 
불과 3년 전 유벤투스 악몽은 없었다. 당시 세계적인 스타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방한으로 화제가 됐지만, 불성실한 태도로 논란만 키웠다.
 
유벤투스 선수단은 경기 당일 교통 사정을 이유로 경기장에 늦게 도착해 예정된 시간보다 무려 50분이나 늦게 킥오프했다.
 
또 최소 45분은 뛰겠다던 호날두는 약속을 어기고 벤치만 달궜다.
 
화가 난 팬들은 주최사를 소송했고, 한때 '우리형'으로 불렸던 호날두는 '날강두'가 됐다.
 
하지만 토트넘은 달랐다. 경기 당일 아침부터 내린 폭우로 서울 시내 교통이 대혼란을 빚었으나, 토트넘 선수단은 빠르게 움직여 경기 시작 1시간 20분 전에 일찍 도착했다.
 
 '노쇼'도 없었다. 경기 전날 "모든 선수가 45분씩은 뛰게 하겠다"고 밝혔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전반에는 일부 주축 선수들이 제외됐지만, 후반에 손흥민과 케인 등이 모두 투입됐다.
 
토트넘 선수단을 고르게 기용해 최대한 많은 선수가 한국 팬들 앞에 뛸 수 있도록 했다.
 
디테일도 빛났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들어온 케인,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등과 달리 손흥민은 후반 시작 후 3분이 지나서야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콘테 감독의 배려였다. 하프타임에 선수가 교체되면, 주목받지 못하는데, 이를 위해 손흥민은 후반 3분 에메르송 로얄과 교체해 고국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게 했다.
 
손흥민도 경기 후 "기대를 안 했는데, 경기장에 와서 (콘테) 감독님이 (후반 3분에 교체하겠다고) 말씀하셨다. 후반 시작과 함께 다 같이 들어가면 교체로 들어온 지 모르니까 배려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감독님과 팀원들 모두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토트넘은 2015년 손흥민 영입 후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클럽이 됐다.
 
이번 방한 입국 때부터 토트넘은 한국에서 사랑받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손흥민의 깜짝 마중 속에 토트넘 구단은 대형 태극기를 들고 입국장에 들어서 환호받았다.
 
또 오픈 트레이닝에서도 2시간가량 확실한 팬서비스를 선보였다.
 
경기 중 리액션도 인상적이었다. 콘테 감독은 전광판에 자기 모습이 비치자 직접 손을 흔들며 팬들의 함성에 화답하는 여유를 보였다.
 
또 경기가 끝난 뒤에도 토트넘 선수들은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자신들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토트넘은 한국에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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