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대표에 도전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2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은 16일 당권 경쟁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향해 "사법 리스크는 일단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이재명의 사법리스크는 민주당 안에 일종의 '회색 코뿔소' 같은 느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회색 코뿔소는 누구나 예측 가능한 위험인데도 대응하지 못하거나 간과해버리는 위험을 의미한다.
 
박 의원은 "누구나 다 아는 리스크인데 그냥 이렇게 해야 되는 것 아니냐 하고 심지어는 사법리스크와 관련해 왜 (이재명을) 감싸주지 않냐고들 이야기 한다"며 "예전에 민주당이 부동산 취득 문제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의 단순 조사에 의한 의견 청취에도 많은 의원들에게 탈당 권유를 했었다. 잘했다 못했다를 떠나서 그렇게 엄격하려고 노력했던 것 아니냐"고 했다.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한 민주당 당헌 80조 규정도 거론하면서 "그 당헌·당규에 모두가 (예외 없이) 그동안 해당돼 왔다. 그래서 논란이 있는 사람들은 출당시키기도 하고 성비위 의혹 있는 사람은 본인은 억울하다고 하지만 제명 조치도 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라고 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일이지 이것은 당내 세력 관련 때문에 이야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런 사법적인 문제들과 관련해서 당내 인사들에게 어떤 조치하는지에 대한 기준도 있어서 무조건 왜 감싸주지 않냐고 말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 의원에 대한 정치 보복일 수도 있고 동시에 우리가 안고 있는 현실적 리스크라고도 본다"며 "그게 어떤 것인지는 구체적인 수사 결과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회색 코뿔소인 것은 맞다"고 했다.
 
오는 17일로 예정된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서는 "'어대명'이라고 하는 절망적 체념으로 다시 가는 것, 내부에서만 박수 받는 안방대세론에 의지하는 것은 또 다른 패배로 가는 막다른 골목"이라며 "본인이 다시 나온다고 하니 그런 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다만 무엇이 이기는 길이고 무엇이 혁신인지 내용을 분명하게 해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했던 말 또다시 주장하면서 이게 혁신이라고 주장하지 않기, 그리고 자신이 당대표가 되는 게 책임지는 일이라고 하는 '돌려막기식' 출사표를 내놓지 않기, 이 두 가지만 부탁드린다"고 꼬집었다.
 
▲ 당 대표에 도전하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97그룹 비판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박용진 뿐"
 
1971년생인 박 의원은 당내 97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 그룹의 대표주자로 불린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97그룹들이 이 의원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친명계(친이재명계)에서는 "86세대와 구분되는 실체가 있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정성호 의원)는 비판도 나온다. 이 의원이 속한 86세대와 97그룹이 다른 것은 나이가 어리다는 점 뿐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그 비판에서 자유로운 사람 박용진 하나 아니냐. 저는 당당하다"면서 "저는 지난 5년 동안 계파정치에 의지하지 않고 당 내부의 악성팬덤 문제와 관련해서 맞서오고 당 혁신을 주장해 왔다"고 했다.
 
다른 97그룹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도 "저는 계파 곁불조차 쬔 적이 없다. 계파의 지원을 받아 선거 나온 것도 아니어서 계파 갈등에서 가장 자유롭다. 악성팬덤에 무릎 꿇거나 외면하거나 하지 않았고 겁나서 침묵한 적도 없고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해 왔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尹정부, 초기부터 레임덕으로 돌진'
 
박 의원은 최근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불안'으로 정의내리는 한편 야당이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태도는 경계했다.
 
그는 "방역 불안, 경제 불안, 인사 불안, 외교·안보 불안에 도어스테핑도 불안하다. 대통령이 뭐라고 떠들지 몰라서 아침마다 국민들이 얼마나 불안해 하냐"며 "그런 불안한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과 언론, 야당의 비판에 그게 뭐가 문제냐는 오만하기 그지없는 국정 독주의 태도 때문에 저렇게 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저렇게 무너지고 벌써부터 초기부터 레임덕으로 돌진해들어가는 상황에 우려되는 것은 단 하나, 민주당이 그것을 보고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혁신과 변화를 거부하거나 주저하면 우린 그냥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은 낮아지는데 민주당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는다. 그것은 민주당에도 실망했고 윤석열 정부에도 실망했다는 '쌍실망' 상황"이라며 "적대적 공생관계로 양당정치가 구성돼 왔는데 지금도 상대의 실패를 기다리는 반사이익 정당으로 민주당이 머물러있으면 되겠냐"고 반문했다.
 
◆"청년정치 늘 응원…박지현이 원한다면 같이 할 수 있어"
 
당의 불허 결정에도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출마 선언까지는 본인의 선택이고 최종적으로 등록이 안 되고 후보가 안 되더라도 거기서 박지현의 정치가 끝나거나 도전이 중지되는 것은 아니니까 계속 민주당 안에서 젊은 정치인, 특히나 여성·청년 정치인의 목소리와 시선이 당에 잘 담길 수 있도록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미 그런 얘기를 본인에게도 전달했다"며 "이번 전당대회서 박 전 위원장이 담고 싶어했던 5대 혁신과제는 그동안 박용진도 주장해 왔고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도 그 얘기를 해 나갈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의 대국민 약속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청년 정치를 늘 응원하는 사람이고 또 그 목소리를 담았으면 좋겠다. 박 전 위원장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같이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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