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상식'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갤럽이 15일 내놓은 7월 둘째 주(12∼14일)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2%로 전주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주보다 4%포인트 상승한 53%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6월 둘째 주 53%에서 5주 연속 하락했다. 부정 평가가 50%를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주목할 대목은 갤럽이 조사한 부정평가 이유의 1위는 인사(26%)라는 것이다. 이어 2위는 경험 부족·무능함(11%), 3위는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10%)이 꼽혔다.
 
이날 ‘오마이뉴스’는 윤 대통령의 강원도 40년 지기 2명의 아들이 모두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 근무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릉의 한 통신설비업체 대표 우씨 아들(30대 초반) A씨와 동해에서 전기업체를 운영하는 황씨 아들(30대 중반) B씨는 각각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요원과 행정관으로 근무 중이다.  
 
 A씨와 B씨는 평소 윤 대통령을 사석에서 삼촌이라고 불렀고, 두 사람 모두 선거 캠프와 인수위에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와 우씨는 지난해 5월 당시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던 윤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역 유력 정치인과 만나는 자리에 동석했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우씨의 집에서 하룻밤 묵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불공정한 사적 채용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기 2명의 아들이 나란히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라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이 더 안전하겠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사적 인사 채용 의혹사안 대부분에 대해 “알지 못한다”, “확인할 내용이 없다” 등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내놓은 해명이 논란과 의구심을 더욱 키우는 경우도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인사 논란도 한 몫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5일, 이원모 대통령인사비서관의 부인 신모 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스페인 마드리드 일정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공식 직책을 맡지 않은 기업인 출신 신 씨가 대통령 전용기 등을 이용하며 대통령 부부의 해외 일정을 물밑에서 지원한 것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 6월 김 여사는 봉하마을을 방문하며 사적 지인을 동행했다. 이후 김 여사가 운영하던 회사 직원들이 부속실에 채용돼 수행 역할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대통령실은 그중 한 여성이 김 여사의 지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여성은 김 여사가 대표로 있었던 코바나컨텐츠 전무 김모씨로,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인 그는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 사랑’ 운영자인 강신업 변호사와 함께 지난해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조직위원회 위원으로 함께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불투명한 인사·사적채용·비선 등 대통령실과 관련한 논란과 의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 그리고 화법이다.
 
지난 5일 윤 대통령은 내각 인선 과정에서 드러난 '부실 검증'이 논란이 되자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고 답했다. '충분히 검증 가능한 것들이었다'는 추가 질문에는 "다른 정권 때하고 한 번 비교를 해보세요"라고 말했다. 
 
이같은 날 선 반응은 박순애 부총리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임명장을 건네주면서 "언론의,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박 부총리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만취운전, 제자 갑질 의혹을 받아온 박 부총리를 국회 인사청문회도 거치지 않고 임명하면서 언론과 야당의 검증 작업을 '공격'으로 규정짓고 폄훼했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독단적 화법. 자기 모순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기합리"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금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상식’이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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