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여대생이 발견된 현장인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한 건물 앞 추모공간에서 인하대생이 추모를 하고 있다.
[신소희 기자] 인천 인하대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인하대 1학년 남학생 A(20)씨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살인죄가 적용될 개연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20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19일 방송된 KBS ‘용감한 라이브’에 출연했다. 그는 인천 인하대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인하대 1학년 남학생 A(20)씨에 대해 “(A씨가) 준강간은 인정했고,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오늘 밝혀진 바에 따르면 몇 가지 추가되는 죄명이 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A씨에 적용된 ‘준강간치사’ 혐의에 “불법촬영과 살인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건물에서) 떨어지면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는 건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인데 119에 신고하지 않고 구조도 하지 않았다”라며 “최소한 미필적 고의 또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A씨가 현장에 두고 간 휴대전화에서 당시 불법 촬영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된 것에 대해 “영상을 찍는 와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완성되지 않은 불법촬영 영상물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A씨와 피해 학생 B씨가 사건이 발생한 건물 안으로 들어간 시간과 쓰러진 B씨가 행인에게 발견된 시간 사이를 주목했다. 
 
이 교수는 “건물로 들어간 시점은 15일 오전 1시 30분으로 A씨가 B씨를 부축해 들어갔다. 그리고 행인에게 발견된 시점, 119에 신고한 시점이 이날 오전 3시 49분인데 강간에 이르는 행위를 하고 유리창에서 떨어지는 상황이 언제였냐면 오전 2시 30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B씨는 오전 3시 49분까지 1시간 동안 화단에서 출혈을 한 상태에서 구조를 기다렸던 것 같다”며 “이 대목이 살인죄로 갈 개연성을 높이는 지점”이라고 짚었다. 
 
이 교수는 추락 장소에 남겨진 흔적이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피해자가 추락한 유리창이 바닥으로부터 1m 떨어져있기 때문에 실수로 추락하기는 굉장히 어려워 보인다"며 "경찰이 창틀에 남아있는 것을 확인해 국과수에 보낸 상황인데 가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나 지문 등이 나온다면 밀어서 떨어뜨렸다는 개연성을 상상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5층짜리 단과대학 건물에서 지인인 20대 여성 B씨를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씨는 지난 17일 준강간치사죄로 구속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건물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밀지 않았다”며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A씨가 B씨를 건물에서 떠민 정황이 확인되면 준강간살인으로 죄명을 바꾼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속 수사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 주 금요일(22일)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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