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 직전의 윤 일병
숨진 윤 일병에 대한 무차별 폭행이 있었던 그 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가.

'윤 일병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윤 일병을 향한 폭행은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잔혹했고, 윤 일병을 사망케 한 이모(25) 병장 등 선임병들은 윤 일병이 사망한 뒤에도 말을 맞추며 범행 은폐에만 급급했다.

숨진 윤 일병은 전입 온 뒤 한 달 동안 끊임없이 선임병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지난 4월5일 오후 10시께 3시간 동안 윤 일병은 이 병장과 다른 선임병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이미 한 달 넘게 이어진 폭행으로 윤 일병의 몸은 그야말로 '만신창이' 상태였다.

하지만 폭행은 계속됐다. 다음날 오전에는 절뚝거린다는 이유로 선임들에게 뺨을 맞았다. 또 가래침을 뱉은 뒤 윤 일병에게 개 흉내를 내게 하며 가래침을 핥게 시켰다.

계속된 폭행에 얼굴까지 창백해진 윤 일병이 고통스러워하자 선임병들을 오후 2시께 수액을 맞췄다.

잠시 멈춘 폭행은 다시 시작됐다. 매점에서 함께 사온 치킨 등을 먹던 도중 행동과 대답이 늦는다고 이유로 얼굴과 가슴 등을 집중적으로 맞았다. 선임병들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윤 일병에게 절규에도 아랑곳하지 하지 않았다.

결국 윤 일병은 소변을 흘리면서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인 7일 숨졌다.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유모(22) 하사는 오히려 선임들의 가혹행위를 묵살하고, 직접 폭행에 가담하기까지 했다. 부대 내에는 윤 일병을 구출해줄 누구도 없었다.

또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주범 이 병장은 윤 일병을 폭행하면서 속옷을 찢었고, 윤 일병의 카드도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가해병사들은 반성과 후회보다는 범행을 은폐하는데 급급했다.

헌병대 조사에서 가해병사 4명은 '윤 일병이 음식을 먹으면서 TV를 시청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고 말을 맞췄다. 하지만 헌병 수사관이 '윤 일병이 깨어날 것 같다'고 하자 범행을 자백했다.

이들은 범행 은폐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또 '뇌사상태가 이어져 윤 일병이 이대로 말을 하지 못하게 되면 가슴에 생긴 멍이 심폐소생술을 하다 생긴 것'이라고 말을 맞추고,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병원에 도착한 윤 일병은 호흡과 맥박이 정지된 상태(No Pulse & No Respiration)였다. 의학적으로 사망한 것이다.

전문심폐소생술로 심장이 다시 뛰는 '자발순환'으로 회복시켰지만 의식은 없었다. 끝내 호흡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날 윤 일병은 제대로 말 한마디 못한 채 억울함 죽음을 당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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