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은 뉴런(신경세포)과 시냅스(신경세포의 접합부) 구조를 모방해 인간 두뇌와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컴퓨팅 칩을 개발했다.

IBM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100만개의 뉴런과 이 뉴런들을 연결하는 2억5600만개의 시냅스, 1W로 초당 460억 번의 시냅틱 작동이 가능한 새로운 뉴로모픽 컴퓨팅 칩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 인간의 뇌 닮은 칩
미국 사이언스지에 실린 이번 연구는 미국 코넬 공대와 삼성전자와의 협력으로 이뤄진 것으로, 인지 컴퓨팅 기술을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최근 빅데이터가 등장함에 따라 현재와 같이 언어 및 논리적 사고에 초점을 둔 '좌뇌형' 컴퓨팅 모델은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고 인식하는 데 더 이상 적합하지 않게 됐다. 이날 발표한 새로운 뉴로시냅틱 칩은 감각 및 패턴 인식을 다루는 '우뇌형' 능력을 추가, 매우 적은 에너지를 이용해 많은 소스에서 대량으로 들어오는 잡음이 섞인 실시간 감각 입력 데이터를 처리한다.

이 칩은 현존하는 CMOS(상보성금속산화반도체) 칩 중 가장 큰 칩 중 하나로, 54억개의 트랜지스터로 구동된다. 100만개의 뉴런과 2억5600만개의 시냅스, 4096개의 분산된 디지털 뉴로시냅틱 코어로 구성된 2차원 온칩 메시 네트워크(칩에 내장된 메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실시간 작동시 소비 전력은 최신 마이크로프로세서보다 훨씬 적은 70mW로 동작된다.

우표 크기에 불과한데다 보청기 배터리 수준의 전력으로 작동하는 이 뉴로시냅틱 슈퍼컴퓨팅 기술은 시각, 청각, 복합감각과 같은 인지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일조해 과학, 기술, 비즈니스, 정부, 사회를 혁신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시냅스 칩은 고집적도 온칩 메모리와 저누설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삼성의 28㎚ 공정 기술을 활용해 제작됐다.

IBM 펠로우 겸 IBM 리서치 뇌 구조 컴퓨팅 부문 수석 과학자인 다멘드라 모드하 박사는 "비교 불가한 전력·공간·속도 효율성과 한계가 없는 확장 가능성, 혁신적인 설계 기법을 개발하며 인지 컴퓨팅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오늘날의 폰 노이만 기반 기계들을 보완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뇌 구조를 닮은 칩들은 감각 인식이 가능하고 지능적인 앱을 통해 모바일 기기를 혁신하게 될 것이며 이 칩이 탑재된 모바일 기기는 와이파이 없이 손 안에서 작동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승훈 삼성전자 파운드리 마케팅 상무는 "전통적 공정을 활용해 극소량의 전력으로 엄청난 양의 센서 정보 처리가 가능하며, 상업용 저전력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인간 뇌를 모방한 칩을 개발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업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련 산업이 차세대 클라우드, 빅데이터 처리방식으로 발전해 가는데 있어 이번 연구 성과는 매우 필수적"이라며 "삼성의 28nm 기술을 통해 차세대 기술 발전에 참여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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