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진세 롯데슈퍼·코리아세븐 총괄사장
롯데그룹은 8일 단행한 인사에서 대외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정책본부 내에 '대외협력단'을 신설하는 등 홍보·대관 기능을 대폭 강화시킨다는 의지가 뚜렷했다. 안팎에서 악재를 겪는 그룹의 대외협력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점은 소진세 롯데슈퍼·코리아세븐 총괄사장.

소 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홍보·사회적책임(CSR)·브랜드경영 등을 담당하던 기존의 정책본부 커뮤니케이션실 업무뿐만 아니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대외업무 지원을 맡게 됐다.

그는 대외협력단의 단장 역도 겸임한다. 그룹내 입지가 한층 견고해진 셈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올해 1월말 일부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고, 정기임원·조직개편 인사를 단행하면서 소진세 롯데슈퍼·코리아세븐 대표를 대외업무 담당 총괄 사장으로 보임 변경시켰다.

당시 인사를 두고 일각에선 소진세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평했다. 다만 '총괄사장'이 그룹 내에서 처음 만들어진 자리인 만큼 일선 후퇴에 따른 예우는 각별하게 한다는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이해됐다.

소 사장은 하지만 신설한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을 겸임하면서 불과 7개월 만에 그룹 경영지휘부에 다시 복귀했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 개장을 원만히 해결하려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의 저층부 공사가 끝나자 지난달 임시사용 승인신청을 냈다. 2016년 완공 예정인 타워동의 저층 점포 임대를 통해 공사비를 충당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지난달 17일 서울시가 안전과 교통 문제 등을 이유로 저층부 임시개장 허가를 반려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측은 제2롯데월드 저층부를 추석 전 임시 개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서울시에 임시사용 승인 신청을 하는 최종 보완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송파구 석촌동 인근에서 최근 두 달 동안 5개의 싱크홀(Sink Hole·지반 침하)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문제와 더불어 제2롯데월드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

싱크홀과 관련해 그룹 측은 제2롯데월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안전성 논란이 끊이질 않으면서 여론이 계속 악화됐다. 이에 정부 기관·시민 단체와의 소통 및 언론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초 지난 5월 개장이 목표였던 만큼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고, 국민적 여론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난국을 헤쳐나가고자 대외홍보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소진세 총괄사장을 선봉장으로 내세운 것으로 풀이되는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소진세 카드'의 상징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유의 저돌적인 경영스타일과 유통업계의 '마당발'로 통하는 점도 이번 발탁의 중요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대외협력단의 신설과 동시에 소진세 롯데슈퍼·코리아세븐 총괄사장을 대외협력단장으로 임명한 것"이라며 "아직 대외협력단의 구체적인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룹 차원에서의 대형 프로젝트가 많은데다 계열사간 협업이 필요한 만큼 소진세 신임 단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소진세 신임 단장은 대구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롯데쇼핑에 입사했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을 거쳐 롯데슈퍼·코리아세븐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올해 초부터 총괄사장 보직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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