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발언하는 박영선 위원장
위기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이 연일 혁신을 외치며 당의 재탄생을 강조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박영선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인 국민공감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나섰다. 당내에서도 이번에 뼈를 깎는 혁신·쇄신이 없다면 차기 총선은 물론 대선에서도 국민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는 위기감으로 휩싸여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새정치연합이 지난주보다 5%p 하락한 21%에 그쳤다. 3월 새정치연합 창당 이후 최저치다.

설상가상으로 새정치연합의 텃밭이던 광주·전라에서의 지지도 하락이 두드러졌다. 7월 5주 42%에서 8월 1주 30%대로 곤두박질쳤다. 새정치연합의 흔들림을 드러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까. 당내에서는 저마다 새정치연합이 재탄생할 수 있는 혁신론을 설파하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혁신위 구성이 속도를 못내고 있고 세월호특별법 등 원내 현안에 집중하면서 쏟아지는 혁신론과 달리 당 쇄신작업이 지지부진해 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계파청산'

가장 중요한 혁신은 뭐니워니해도 계파청산이다. 계파청산이 없이는 새정치연합의 혁신과 쇄신, 미래도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천정배 전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퇴임한 후 당내에는 계파 패거리 정치의 폐해가 극에 달해 있고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의 낡고 비민주적인 기득권이 날로 강화돼 왔다"며 "이런 당의 모습은 국민이 열망하는 개혁정치와는 큰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천 전 의원은 "당원에게 보통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이 계파 해체의 길이기도 하다"며 "당원에게 보통선거권을 줘서 중요한 당 안건에 대해서는 전 당원 투표제를 도입하면 계파·파벌주의는 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내부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소위 계파구조"라며 "이른바 계파중심정치가 지속되는 한 당의 혁신이 불가능하고 계파싸움만 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혁신하려면…' 세대교체 할까말까?

세대교체론도 주목받고 있다. 재보선 패배로 손학규 상임고문이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불거진 혁신과제다. 그러나 세대교체론에 대한 논쟁도 치열하다.

김기식 의원은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리더십이 나와야 하고 그동안 당의 중요한 역할을 해온 중진들이 당의 정통으로서의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의 노동당이나 미국의 민주당이 10년 이상 집권하지 못하고 장기간 위기에 빠졌을 때 나타났던 것들이 내용적인 변화도 있지만 토니블레어, 클린턴, 오바마처럼 새로운 인물들을 전면배치시킴으로써 당의 변화를 국민들에게 가시화하고 신뢰를 얻어서 집권할 수 있던 사례가 있다"며 "강력한 리더십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병헌 의원은 "손학규 상임고문의 정계은퇴를 계기로 세대교체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선거에 패배만 하면 나오는 단골 레퍼토리"라며 "세대교체는 필요한 것이지만 생각의 교체가 없는 세대교체는 단순한 권한의 교체,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노선은 어떻게?

노선 정립도 혁신의 중요한 대상이다. 강경투쟁과 대립의 강한 야성을 탈피하느냐 아니면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전병헌 의원은 "강경한 대립과 투쟁은 박수받고 국민이 원하는 생활정책을 현실적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고민은 가볍게 평가받는 당의 분위기 전환이 혁신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정배 전 의원은 "우리당의 노선이라고 하면 '확고한 개혁과 온건한 진보' 정도가 적절하다고 본다"며 "이제 양극화를 청산하고 냉전을 해소해서 정의로운 통일복지국가로 나아가자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박주선 의원은 "이제 강경투쟁을 하면 할수록 선거에서 연전연패하는 역설적 정치결과에 대해 이번에는 진지하고 근본적인 성찰을 해야 할 때"라며 "투쟁하는 야당에서 '생산적인 야당', '건전한 대안야당'. '협상의 미덕을 발휘할 줄 아는 야당'으로 변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당의 목적에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 노동중심성의 강화 등을 선명하게 적시해야 한다"며 "고질적 지역주의를 걷어내기 위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결정하고 이 또한 당헌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득권 버리고… 말보단 행동으로…

말보다는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혁신,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는 혁신만이 국민의 마음을 다시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의원은 "말로만 혁신하고 실천과 행동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지 못한다"며 "21세기에 20세기 체형과 생각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체질을 21세기형으로 바꾸는 혁명적 체질개혁을 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또다시 패배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많은 사람들이 영화 '레미제라블'을 봤고 혁신을 말했다. 그런데 말로만 혁신했고 체질을 바꾸는 혁명적 개혁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원혜영 의원도 "국민이 우리에게 준 마지막 기회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당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무엇하나 제대로 바꾸지도 내려놓지도 않으면서 국민들께 우리의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원 의원은 "우리는 가치실현을 위한 신앙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래야 헌신, 기득권 내려놓기, 혁신이 가능하다. 수권정당이 아니라 존경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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