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 금리를 떨어뜨리자 보험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14일 금통위를 열어 8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25%로 0.25%p 낮췄다. 내수 부진과 소비심리 위축이 주된 원인이었다.

보험사들은 금리 인하가 반갑지 않다. 역마진 때문에 수익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안정적으로 운용해 수익을 확보하고, 이를 고객들에게 돌려준다.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경쟁적으로 판매한 보험상품은 확정 금리를 주는 데다 금리도 높다.

생보사들은 당시 5~7%의 확정금리를 보장하는 보험상품 판매에 주력했다. 당시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던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확정금리 상품들은 보험사들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생보사 적립보험료의 평균이율은 5.2%에 달한다. 고객들로부터 받은 자산을 운용해 평균 5.2%의 금리를 보장해줘야 하는 것이다.

국내 보험사들은 운용자산의 상당부분을 수익률이 안정적인 채권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생보업계의 2013회계년도 기준 운용자산이익률은 4.5%에 불과하다. 이는 2012회계년도에 비해 3%p 떨어진 수치다.

보험료적립금 대비 운용자산 규모를 고려한 수정운용자산이익률은 2013회계년도 기준 5.2%로 적립보험료의 평균이율과 똑같다. 마진을 겨우 맞춘 셈이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2013년 4월부터 12월까지 생보업계 전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때보다 10% 가량 감소했다. 실적이 떨어지면서 구조조정 한파도 불어닥쳤다. 올 들어 보험업계를 떠난 보험사 직원은 1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서 생보업계의 불안감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운용자산이익률이 더 낮아져 역마진 폭이 더 커질 경우 수익성은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저금리 기조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구조조정 등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며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생보업계가 채권 등 이자를 받는 상품에 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로 역마진 상황이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만큼 생보업계가 지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위험회비 목적의 금리파생상품을 활용하는 것 등이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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