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위기돌파..굵직한 현안 직접 챙겨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가 최근 5일동안 2건의 인수합병(M&A)를 잇따라 성사시키며 M&A에 보다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 삼성이 M&A에 대처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온 분야로 최근 일련의 M&A는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이 부회장의 M&A 시도는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미국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외신들에 따르면 240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콰이어트사이드는 500여개 유통망을 통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사업을 전개 중인 회사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시스템에어컨 등 공조제품의 북미 시장 공략 강화와 함께 B2B(기업간거래), 스마트홈 등 신성장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지난 14일 미국의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약 2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은 '글로벌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M&A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전자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20일 기준) 총 21건의 M&A를 단행했는데, 이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한 해 단행하는 M&A 건수에 크게 못 미치는 미미한 숫자다.

삼성전자의 M&A 실적은 2007년과 2009년, 2010년에는 각각 1건씩에 불과했고, 2008년에는 아예 전무했다. 2011년에도 3곳, 2012년과 2013년엔 각각 5건, 6건의 M&A를 진행하는데 그쳤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열린 증권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앞으로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그 이후부터 지난 7월까지 진행된 M&A는 단 1건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구글이 32건, 애플이 29건의 M&A를 진행한 것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이다.

올 들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앱 서비스 개발업체 셀비(SELBY)의 인적자산 인수를 시작으로 이번 스마트싱스와 콰이어트사이드까지 총 3건의 M&A를 발표했다.

여전히 해외 글로벌 IT 업체들에 비하면 미미한 실적이지만, 삼성이 M&A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삼성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신사업 분야에서 신속하게 경쟁력을 갖추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때는 인력을 양성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시스템 보다는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시장에 더욱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또 업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M&A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최대 캐시카우인 스마트폰 사업이 갈수록 하향세를 그리며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은 공격적인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바짝 추격하자, 더 이상 내부 역량만으로는 대응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부회장은 최근 들어 그룹 내 굵직한 현안들을 직접 챙기며, 보다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달 초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특허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또 지난 주말에는 중국 난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 후원 연장 계약을 체결했고, 광둥성에서 후춘화 광둥성위원회 서기와 면담을 갖고 투자 및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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