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대 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이 3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주로 총수일가 지분이 많은 비상장사를 통해 내부거래 비중을 높이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총수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총 140조2000억원(내부거래 비중 13.75%)으로 전년도 136조9000억원(13.41%)보다 3조3000억원(0.34% 포인트) 늘어났다고 21일 밝혔다.

기업별로는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한진 5곳의 내부거래 금액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SK는 내부거래 금액이 가장 많은 40조5200억원(26.01%)으로 전년에 비해 5조9200억원(10.58% 포인트) 늘어났다.

다음으로 내부거래 금액이 많은 LG는 1조1600억원(0.91%), 롯데는 3800억원(-1.58% 포인트), 현대자동차는 2100억원(1.78% 포인트), 한진은 800억원(0.44% 포인트) 순이었다.

특히, SK는 내부거래 금액 뿐만 아니라 비중도 26.01%로 전체 대기업 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또 현대자동차 35조2000억원(21.64%), 삼성 26조7000억원(8.41%), LG 16조5000억원(14.12%)도 내부거래 금액이 큰 상위 5곳으로 꼽혔다.

◇비상장사 통한 내부거래 증가

10대 그룹의 내부거래 증가는 비상장사를 통한 내부거래 금액이 늘어난데 영향을 받았다.

10대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502개)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비상장사(410곳)의 내부거래 금액은 81조4000억원(27.1%)으로 전년도 77조4000억원(25.71%)에 보다 4조원(1.39% 포인트)이나 늘어났다.

반면, 상장사 92곳의 내부거래 금액은 58조8000억원(8.17%)으로 전년도 59조6000억원(8.27%)보다 1조1000억원(0.1% 포인트) 줄어들었다.

◇내부거래, 총수일가 지분율과도 밀접

10대 대기업 집단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더욱 뚜렷했다. 전년도와 비교 시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20% 이상)의 내부거래 비중이 하락하는 추세지만 유사한 경향이 지속됐다.

총수일가 지분이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 소속 계열사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미만에서 내부거래 비중은 13.71%(448개)에서 지분율 20% 이상 14.26%(54개), 30% 이상 30.62%(47개), 50% 이상 42.11%(30개), 100% 47.56%(15개)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총수일가 지분율 20%인 총 448개 계열사 중 비상장사가 366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아질수록 비상장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져 지분율 50% 이상에서는 30개사 중 29개사가, 지분율 100%에서는 15개사 전부가 비상장사였다.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았다. 총수2세 지분율이 20% 미만 484개사의 내부거래비중은 13.58%였고 100%이상 3개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보다도 늘어나 전체 거래의 55%에 달했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총수 일가나 2세 지분율이 커질 경우 일감 몰아주기의 가능성이 크다"며 "2세 지분율 관계로 보면 경영권 승계, 일감 몰아주기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내부거래 금액이 2조 원 이상인 업종 중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분야는 시스템통합(SI), 사업지원 서비스업, 부동산업 순이었다. 특히, 서비스업은 최근 5년 연속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이 모두 증가한 유일한 분야이기도 하다.

공정위는 "연속지정 집단과 총수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의 경우 사업구조변경 등의 영향으로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소폭 증가했다"며 "보안서비스 등 내부거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업종에 대해서는 감시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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