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윤봉길함 진수식
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이 통합을 이루면서 부동의 1위 '현대중공업'에 맞선  '삼성중공업'의 1위 싸움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정유, 건설장비 등을 제외한 현대중공업의 조선·해양·플랜트 분야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은 12조3811억4700만원으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 합계는 10조9517억8926만원으로 불과 1조4293억5774만원(11.5%)까지 차이를 좁히게 된다.

이를 반영하듯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은 오전 10시 현재 5%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삼성중공업은 6조5377억7358만원, 삼성엔지니어링은 4조4140억1567만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여기에 이번 합병을 계기로 양사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결합, 합병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이와관련 삼성의 관계자는 "일단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 플랜트 분야 사업 관리차원에서 노하우를 배우고 익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8000억원대 손실을 입으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한관계자는 "이번 손실 발생의 원인 중 하나가 최근 몇 년간 조선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관리의 경험이 다소 부족했기 때문인 것이 아니냐는 성찰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신성장동력을 어디서 찾느냐가 관건이다.

삼성중공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대양 해양플랜트 EPC(설계, 구매, 시공) 분야에 진출한 시기는 2010년으로 불과 4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분야는 다소 다르지만 그동안 육상 플랜트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올린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영 노하우와 인력을 흡수, 플랜트 설계·시공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에도 석유화학 플랜트 분야에만 머물지 않고 사업을 다각화, 수주 부진에서 탈출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 삼성重, 6429억원 규모 컨테이너선 7척 수주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녹치가 않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보였고 올해 상반기에 가까스로 흑자로 전환했지만 과거 저가 수주 프로젝트에 따른 부담과 신규 수주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합병은 의미가 크다.

이와관련 삼성의 한 임원은 "일단 양사 모두 주 거래 고객이 글로벌 오일 메이저 회사들이라는 점 때문에 영업,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통합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고 육·해상 플랜트에 들어가는 기자재를 구매하는 것 역시 한꺼번에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납품 단가를 낮추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글로벌 초일류 종합 EPC(설계, 구매, 제작)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매출액 기준 2013년 약 25조원에서 2020년에는 4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종합플랜트 회사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의 '빅매치'는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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