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폭력의 원인을 연구하던 정신의학자, 정치와 자살과의 관계에서 충격적 진실을 발견하다

빈곤, 불평등, 실업이 증가하면 자살과 살인이 증가한다.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무력감과 수치심이 폭력을 부추기는 것이다. 권위주의적 보수 정당이 추구하는 사회, 경제 정책은 불평등을 증가시키고 사람들을 강력한 수치심과 모욕감에 노출시킨다. 보수 정당은 사회의 위계질서를 중시하며 타인을 무시하고 경멸하도록 부추기고 불평등을 자연의 법칙으로 찬미한다. 이런 정당이 집권할 때 사회에는 수치심, 모욕감, 분노가 팽배하고 자살과 타살이라는 극단적 폭력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을 불평등과 폭력이 늘어나는 세상으로 몰아가는 보수 정당에 왜 자꾸만 표를 던지는 것일까? 어째서 그 정당과 그 정당이 배출한 대통령은 불평등과 폭력을 키우는 정책을 계속해서 추구하는 것일까? 무엇이 유권자의 99퍼센트가 전체 인구의 1퍼센트에게 나라 전체 재산의 40퍼센트 이상을 몰아주게 만드는가? 이 책은 이런 의문에 하나씩 차근차근 답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다른 정치인들보다 더 해로운 정치인들이 분명 있다. 그들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들이 추구하는 정책이 죽음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즉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대통령 개인의 인격보다 사회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았을 때 유권자들의 투표 기준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개인이 아니라 사실은 그가 속한 정당을 찍는 것임을, 좋든 싫든 그 정당과 결부된 모든 이념을 보고 투표를 하는 것임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한편 폭력 행동이 일어난 다음에 치료 또는 징역과 같은 사후 처방전을 제공하는 것보다, 폭력을 유발하는 사회·경제적 위험 요인과 폭력을 예방하는 보호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중요하다는 것 또한 이 책이 전해주는 소중한 교훈이다. 저자는 시종일관 치밀하고 냉정한 논리로 정치와 죽음의 상관 관계를 밝히고, 자살과 살인이 개인이 책임져야 할 문제가 아니라 정치가 책임져야 할 문제임을 충격적으로 보여준다. 날카롭고 신랄하며 때로 위트 넘치는 문장은 책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은 진정으로 민주적이고 인간적인 국가를 바라는 모든 시민, 유권자, 그리고 정치가들을 위한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제임스 길리건 저/이희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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