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코페르니쿠스 센티넬3 위성으로 본 유럽 지역의 지표 온도. 사진=ESA
지난 17일 코페르니쿠스 센티넬3 위성으로 본 유럽 지역의 지표 온도. 사진=ESA

 

[정재원 기자] 유럽과 미국이 계속된 기록적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해당 지역 모습은 위성으로도 확인됐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은 코페르니쿠스 센티넬3 위성으로 촬영한 유럽 일부 지역의 기온을 그래픽으로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온통 붉은색으로 가득한 이 지도는 지난 17일 아침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 아프리카 북부 지역의 지표 온도를 보여준다.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스페인과 모로코, 알제리 일부 지역이 무려 55°C에 육박하며 프랑스 툴루즈 지역 인근도 40°C 이상으로 붉게 달아오른 것이 보인다. 다만 이 온도는 지표면을 만졌을 때 느낄 수 있는 실제 온도로, 대기 온도보다는 높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미국 CNN·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스페인·포르투갈에선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면서 누적 사망자가 2,110명으로 급증했다. 미국에서는 서부 피닉스부터 동부 보스턴 지역에 걸쳐 1억 명의 미국인이 43도에 이르는 극심한 더위 속에 갇혀 있다. 

영국·프랑스 등에서는 폭염 기세가 한풀 꺾인 반면, 스페인·포르투갈 등 남유럽에는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계속됐다.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런던 주요 지역은 대체로 흐린 가운데 비가 내리며, 낮 최고 기온은 22도로 예보됐다. 프랑스 기상청은 파리를 비롯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27~28도 선에서 낮 최고 기온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누적 사망자가 2,110명으로 늘었다. 

스페인 폭염 관련 사망자를 매일 집계하는 카를로스 3세 연구소는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 간 누적 사망자가 1,047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보건부(DGS)는 지난 7일부터 19일까지 12일 간 폭염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1,063명이라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해 질 녘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의 분수대에서 한 남성이 아이와 함께 더위를 식히고 있다. 루마니아 기상청은 전역에 며칠 동안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20일(현지시간) 해 질 녘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의 분수대에서 한 남성이 아이와 함께 더위를 식히고 있다. 루마니아 기상청은 전역에 며칠 동안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전날 두 국가의 폭염 사망자는 1,900여 명 규모였는데, 2,100명 대로 하루 새 180명이 늘어났다. 초과 사망자 대부분은 스페인에서 나왔다. 스페인 기상청에 따르면 마드리드 한낮 최고 기온이 38도를 웃도는 것으로 예보됐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의 산불 진화 작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경우 방화선 구축해 추가 확산 없이 진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이탈리아의 경우 토스카나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24, 스페인 EFE 통신 등 외신들을 종합하면 프랑스 서남부 보르도 인근 지롱드주(州) 지역에서 시작된 화재는 추가 확산이 없었다. ▲필라사구 ▲랑디랑스 ▲미클로 ▲테스트드뷔시 등 기존 화재 지역 중심으로 진화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 지방정부는 트위터를 통해 "소방당국이 기존 산불 발생 지역을 대상으로 소방헬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계속벌였고, 방화선을 구축해 왔다"면서 "추가 확산 등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당국은 세 곳 누적 피해 면적이 2만9,000ha(헥타르)까지 정도로 추산한 바 있다. 해당 산불 피해 면적은 수도 파리 면적(1만540ha)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해당 지역 3만6,000여 명은 대피를 마친 상태다. 

스페인의 경우는 북부 갈리시아 지역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FE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소방당국은 중부 카스티야이레온, 에스트레마두라 산불은 진화에 성공했다. 북부 갈라시아의 경우 거센 바람에 좀처럼 잡히지 않아 비상대응을 유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토스카나주 마사로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868ha가 불에 탔다. 1,000여 명이 대피했다.

이 외에도 전국적으로 25개 지역으로 크고 작은 산불이 일면서 소방 당국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올해 초부터 이달 16일까지 51만7,881ha(헥타르)에 달하는 산림이 화재로 소실 됐다. 지난해 1년 간 화재로 소실된 면적 47만359ha를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서부에서 동부까지 전역이 연일 40도를 웃도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남서부 피닉스를 중심으로 동부 보스턴까지 전국이 40도 찜통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며칠 간 46도까지 치솟은 무더위 속에 서부 피닉스에서 동부 보스턴까지 48개 주(州)에서 1억 명 이상이 폭염을 경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기상청은 이날 낮기온이 최저 43도에서 최고 46도로 예보된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지역에 폭염 경보를 추가 발령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이번 주말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8도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낮 최고 기온이 46도를 넘나들며 5일 연속 기록적인 폭염에 시다렸던 중부 텍사스와 오클라호마도 당분간 약간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저 32도에서 최고 37도선을 유지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보스턴·뉴욕·워싱턴의 경우 이번 주말 예년과 달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관측 됐다. 워싱턴 DC는 최고 기온이 섭씨 37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 됐다. 이는 2016년 여름 이후 6년 만의 무더위라고 NYT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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