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출처=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김승혜 기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2주 연속 콘텐츠 랭킹 1위를 수성 하면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1일(한국시간) CNN은 한국 드라마 '우영우'가 '오징어 게임'에 이어 넷플릭스에서 또 한 번 한국 드라마 돌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면서 "우영우가 투자자들에게 제2의 '오징어게임'과 같은 성공을 거둘지 모른다는 희망을 안겼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CNN은 "최고 로펌 신입사원이자 자폐 스펙트럼의 여성이 등장하는 '우영우'가 지난 2주 동안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1위를 차지했다. 히트작 '킹덤' 으로 유명한 한국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우영우'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결함이 있어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을 보이는 발달 장애를 말한다. "스펙트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자폐인은 천차만별”이라는 극중 우영우의 대사처럼 발병 원인도, 증세도 다 다르다.

'우영우'는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불리는 고기능 자폐에 속한다. 자신이 목격한 장면을 사진처럼 기억하지만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국제 자폐 전문가들이 집필한 책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장애 부모 가이드’에는 이 장애를 가진 아동 중 장점을 활용해 전문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수록돼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영우 같은 변호사가 있을까?

지난 2005년 4월 자폐증세를 딛고 가주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화제를 모았던 조영식  씨(재미교표, 당시 27세)가 프레즈노 카운티 검사직에도 당당히 합격, 다시 한번 감동을 선사한 일이 있다. 

조 씨는 그해 초 프레즈노 카운티 검사직에 응시, 1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 3월1일부터 검찰국 근무를 시작했다. 

아버지 조원영(58) 씨는 “경쟁률도 높았지만 인터뷰만도 3차까지 있어서 사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검찰국이 아들의 순수함과 법에 대한 열정을 높이 산 게 아닌가 싶다”며 기뻐했다.

당시 한국일보는 "조 검사는 청소년 범죄를 주로 다루며 하루 30~40건의 케이스를 맡고 있다. 또 지금까지 8건의 재판 중 7건을 승소, 카운티 검찰국에서도 유능함을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조 검사는 “앞으로 5년 정도는 카운티 검찰국 근무를 통해 실무를 익힐 예정”이라며 “무엇보다 법을 다루는 일인만큼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 국익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처: CBS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출처: CBS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최근 미국 CBS뉴스는 헤일리 모스(Haley Moss·24)의 이야기를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 출신의 20대 변호사 모스는 조금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3세 때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는 것.

3세 무렵 모스는 100피스 퍼즐을 맞추고 책을 읽을 수 있었지만 말을 못하는 아이였다. 부모님은 모스를 병원에 데려갔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 진단을 받았다. 모스가 말을 시작한 건 4살 무렵. 이후 그는 자신에게 장애보다 더 큰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13세 때는 처음으로 학회에 참여해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난 언제나 (사람들과) 연결되고 공유되는 것을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2년 뒤인 15세 때는 첫 번째 책을 썼다. ‘중학교-아무도 당신에게 말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ASD 10대 소녀의 경험들’이라는 제목이었다. 

그는 또 다른 책 한 권을 쓰고 수많은 연설을 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서 자폐증을 앓는 사람들을 돕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게 목표였다. 

플로리다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모스는 마이애미 대학 로스쿨에 입학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변화를 만들고 싶어 로스쿨에 가고 싶었다”는 이유였다. “변호사는 자신의 공동체를 돕는다.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어디 있겠느냐”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2018년 5월, 모스는 마침내 로스쿨을 졸업했고 졸업식 연단에도 섰다. 현재는 플로리다 법조인 조직인 ‘플로리다 바(Florida Bar)’에도 가입했고, 로펌 Zumpano Patricios에서 일하고 있다. 

모스의 목표는 ‘자신의 성공으로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자폐증 아이의 부모에게 ‘당신이 내 아이에게 희망을 줬다’거나 또다른 자폐증 환자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것이 바로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23일 주간동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매체 ‘오마이뉴스’를 통해 모스는 “전 세계에 자폐증 변호사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상대 약점을 찾는 법률가들은 자폐증에 대한 편향을 가지고 있어 공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 외에도 2015년 웨스턴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에릭 웨버,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샤인 노이마이어 등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았다.

매체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저료를 인용해 "7월 기준 국내에 등록된 변호사는 모두 2만6,486명으로, 이 중에는 없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로스쿨(전국 25개)을 수료했다면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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