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호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초빙교수
조병호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초빙교수

[심일보 대기자] 정부와 국내 주요 방산 업체들이 19조 원(약 145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수출을 성사시킴으로써 우리나라 방산수출 역사에 신기원을 열게 됐다. 무기 수출 상위 10개국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27일 폴란드와 FA-50 경공격기 48대, 30억 달러 규모의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기본 계약은 폴란드 획득 절차상 실행계약 전에 체결하는 적법한 계약이다.

국내 항공기 완제품의 유럽 시장 진출은 사상 처음이자 이번 계약은 물량과 가격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다. 항공기 1,000대 수출을 목표로 하는 KAI는 이번 유럽시장 진출을 계기로 청신호가 켜졌다.

KAI는 폴란드 정부 및 현지 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FA-50 MRO 센터 설립과 현지에서 제품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폴란드 공군의 FA-50을 활용한 국제비행훈련학교 설립 및 운영을 추진한다. 유럽지역 내 조종사 훈련 소요를 충당하게 되면 폴란드 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특히 500대 규모로 예상되는 미 해군·공군 전술훈련기사업 수주를 위해 최근 LM과 협력합의서(TA)를 체결했다. 미국 수출 성공 시 FA-50이 고등·전술입문·경공격기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전 세계 경공격기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계약에 앞서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는 폴란드 뎅블린기지 상공에서 고난도 공중곡예로 T-50B 성능을 뽐냈으며, 양국은 우정 비행도 계획되어 있어 폴란드 현지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특수임무기와 수송기 국내개발 필요성을 강조해 온 조병호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초빙교수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17일 서경대학교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와 함께 개최한 ‘군수송기 및 임무목적기 개발’을 주제로 한 산학협동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조 교수는 “우리 군의 수송기 교체 및 신규 소요가 40대, 특수임무기 소요가 66대에 이른다"며 "기본 기체를 국산화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수임무기란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신호정보수집기, 해상초계기, 전자전기,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ISTARS) 등을 말하는 것으로 중대형 수송기에 각각의 임무 장비가 탑재된다. 

조 교수는 “전자전과 인공지능(AI) 활용이 늘어나는 현대전의 추세에 따라 특수임무기의 역할도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며 “국산 플랫폼이 개발되어야 다양한 형태의 특수임무기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특수임무기를 동일한 사업 방식으로 접근하는 정책적 접근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도입 대수가 많은 미국의 경우 각종 특수임무기를 개별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사업규모가 작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 방식은 비효율적”이라며 “동일한 플랫폼으로 다양한 파생형을 개발하는 스웨덴과 이스라엘 방식을 적용하는 게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수임무기에 들어가는 각종 레이더와 탐색장비의 하드웨어 관련 기술은 세계 수준에 근접했으나 소프트웨어는 아직 축적된 자료가 부족하다”며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끌어 올리려면 수없이 많은 비행시험이 필요하고, 국산 스프트웨어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test bed) 확보 차원에서도 국산 수송기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산 특수임무기를 도입할 예산이면 국산특수임무기 개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측은 국산 플랫폼에 국산 임무 장비와 국산 무기 탑재를 목표로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KAI는 한국 대표 방위산업체로 사업분야는 항공기 완제품, 항공기 부품, 정비서비스(MRO) 등이다. 군수시장 부문에서는 T-50, KT-1와 같은 국산 항공기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으며, 민수시장 부문에서는 미국의 보잉, 록히드마틴, 트라이엄프, 유럽의 에어버스 등에 항공기 기체구조물 수출 사업을 하고 있다. 

한편 조병호 교수는 3일 시사플러스와 통화에서 "FA-50과  KF-21이 성공적으로 수출 및 개발완료 하기 위해서는 Aesa 레이더 국내개발이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투기용 레이다는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하는 것이라 쉽지 않은데, 더구나 최첨단의 능동위상배열 Aesa 레이더는 더욱 어려운 것"이라며 "향후 시행비행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잘못되면 수출이 취소될 수 있을 정도의 큰 파장이 예상될 수도 있다"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때,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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