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자 장사'를 지적한 뒤 8%를 내다보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평균 4%대로 내려 앉았다. 이에 반해 일부 보험사들은 여전히 최대 6%의 높은 주담대 금리를 고객에게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변동금리형 분할상환방식 아파트담보대출의 지난달 4대 시중은행 평균금리는 4.01%였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6월20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들의 지나친 '이자 장사'를 경고했다. 이 원장은 "금리 상승기에 은행들의 예대 금리차가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시중은행들은 여러 방식을 통해 금리를 낮췄다. 신한은행은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을 신규로 취급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각각 최대 0.35%포인트, 0.30%포인트 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도 우대금리 확대 등으로 대출금리를 사실상 인하했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혼합금리형 신규 고객에게 우대금리 연 0.2%포인트를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연 7% 이상 금리로 대출을 받고 있는 개인사업자가 대출 기한을 연장할 때는 최고 2%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반면 보험사들의 경우 이날 기준 교보생명(4.9~5.9%), 신한라이프 (4.85~5.25%), 푸본현대(5.07~5.9%) 등이 5% 대의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KB손보의 경우 금리 상단이 6%에 이른다.

보험사들도 사정이 있긴 하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탓이다. 주담대 금리는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주로 국고채나 신잔액기준 코픽스(COFIX) 등에 연동된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월 연 1.8%대에서 6월 연 3.7%대를 찍는 등 5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같은 기간 신잔액 코픽스는 1.08%에서 1.42%로 높아졌다. 

일부 보험사들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이유는 경쟁력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DSR 한도가 은행보다 10% 더 높은 만큼 고객이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이 더 많다. 은행처럼 40년 만기 상품도 내놨는데 이 경우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의 차이는 훨씬 더 커진다. 

또 요즘같은 금리인상기에는 보험사와 시중은행 간 금리가 적용되는 시점 차이로도 할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험사는 전통적으로 고객에게 '대출신청일 금리'를 적용한다. 그러나 은행은 매매계약 후 한두 달 후인 잔금일인 '대출실행일' 금리를 적용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COFIX)는 6월 기준 전달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든 보험사가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대형사의 경우 은행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곳도 있다. 고객은 선택지를 넓게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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