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NS 갈무리)
(사진=SNS 갈무리)

[심일보 대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그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대놓고 작심 비판한데 이어 예고한 대로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홍준표 대구사장과 나경원 전 의원 등 여권 중진들은 이 대표를 향해 '해당행위'라며 연일 이 대표의 자제를 촉구했다.

오늘 한 신문은 사설을 통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연거푸 이긴 정당인가 싶을 정도로 ‘선거 승리 연합’을 해체하면서까지 권력 투쟁에 빠져드는 것은 기가 찰 정도다. ‘0선’인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이해도 부족과 이른바 ‘윤핵관’들의 과도한 권력 욕심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는 과정은 대단히 거칠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가 절차의 정당성 측면에서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엊그제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징계의 핵심인 성상납 의혹에 대해서는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 대표가 잦은 극언과 조롱, 비아냥 등으로 당 내분을 부추기고 대통령의 비난 문자에 언급될 만큼 새 정부 발목을 잡아온 것 역시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 아닌가.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 대표 회견을 두고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부분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광복절인 오늘 거론된 앞서 세 사람이 마치 '따로국밥'처럼 각기 다른 생각, 다른 얘기를 했다. 이하는 뉴시스 기사를 갈무리했다.

이준석 "尹 '이 XX' 발언, 윤핵관에게 나 때리라는 지령"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자신에게 욕설을 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와 윤핵관 호소인들이 저를 때리기 위해 들어오는 지령 비슷한 역할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며 "그 사람들이 그걸 듣고서 '대통령이 이준석을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그러니깐 쟤 때려도 되겠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들은 평가는 '100년 만에 나올 만한 당 대표'. 'XX' 조합하면 '100년 만에 나올 만한 XX'라는 건가"라며 "여럿이 있는 준공개적인 자리에서 나름 정당의 고위급 관계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그렇게 해버리면 그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조수진 의원이 그 말을 듣고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조 의원이 (선대위 회의에서) '나는 당 대표의 말을 듣지 않겠다'라는 말을 할 수 있었겠냐"며 "조 의원이 그 말을 듣고 했는지 아니면 다른 정황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이해가 안 가는 이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사회자가 예전에 '이 대표가 안철수 의원에게도 욕설을 한 적이 있지 않았냐'는 시청자의 문자메시지를 읽어주자 이 대표는 "안 의원에게 'XX' 그랬으면 죄송해야 한다"면서도 "제가 정확히 했던 표현은 '안 대표가 이런 정치적 선택을 하면 'XX'가 되는 거야'라고 얘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양두구육'(羊頭狗肉·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리를 판다) 발언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대응이 그렇게 나오는 걸 보고 '아이고야, 과거에 하던 모습 그대로 가는구나' 이렇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 때 후보를 파는 것도 있겠지만 제가 팔았던 가치와 비전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젊은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것들을 다 얘기했는데 우리는 겉과 속이 다른 행위를 한 것 같아서 정말 마음이 아프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기자회견이 윤 대통령과의 결별 선언이었냐는 질문에 "결별 선언할 것 같으면 이렇게 안 한다"며 "(기자회견) 내용이 센 게 없다. 그렇게 보고 싶은 분들이 많은 것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다만 윤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정치 지도자들을 만나는 거에 이렇게 목매는 것도 아니고 실질적인 얘기를 하기 어려울 거라고 본다. 지금 상황에서 대통령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면 해석이 뒤따를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저에게 어떤 유감 표명이라든지 한다고 했을 때 그건 바라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 저는 그거 받으려고 지금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아울러 오는 17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윤 대통령의 성적표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한 25. 지난주 갤럽 수치"라며 25보다 더 마음 아픈 것은 호남에서의  젊은 세대 9와 30~40대에서 13, 11 이런 숫자"라며 "60대도 돌아서고 70대에서 40 나와서 버티는 게 뭔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저희는 그런 서진 정책, 젊은 미래 세대가 좋아할 만한 그런 정책들을 많이 냈었는데 어디 갔느냐"고 윤 대통령을 비난했다.

홍준표 "'이준석 신드롬' 더 이상 없다…떼 쓰는 모습 딱해"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15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반발한 이준석 대표에게 "더 이상 이준석 신드롬은 없다"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1년 전 전당대회 때 당원과 국민들은 정권교체를 위해 무언가 바꿔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준석 신드롬을 만들어 냈지만, 정권교체가 된 지금은 모두가 합심해 윤 정권이 안정되고 잘하도록 도와 줘야 한다는 것이 민심과 당심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치판의 천변만화가 이렇게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데 아직도 1년 전 상황으로 착각하고 막말을 쏟아내면서 떼를 쓰는 모습은 보기에 참 딱하다"며 "이제 그만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보다 성숙되고 내공 있는 모습으로 돌아오라"고 조언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 탄핵 때는 몰락해가는 정권이었지만 윤 정권은 이제 갓 시작한 정권"이라며 "대의를 위해 소를 버려라. 당랑거철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당랑거철은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고 풀이되며, 본인의 힘을 생각하지 않고 강자에게 덤빈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나경원 "이준석, 내부총질에 해당해…'李폭탄'에 아쉬워"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준석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실질적으로 내부총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본인으로서 억울하고 화도 나겠지만 정치인은 해야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될 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의 본질은 이 대표 본인의 성비위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7억 투자 각서를 최측근이 작성했다라는 것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그때 물러서서 조금 기다리면 오히려 기회가 올 텐데 결국 이런 모양으로 가니 기대를 접어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사회자가 '이 대표 입장에선 징계를 받아들이고 조용히 있으면 성비위 사건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하지 않았을까'라고 하자 나 전 의원은 "정치적으로 싸울 것이 아니라 사법적으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선당후사'를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본인도 당 대표 할 때 토지 의혹이 있는 분들에게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다 물러나라, 탈당하라'고 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 대표는) 대선 내내 문재인 정권이나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판의 말은 들어보기가 어려웠고, 오히려 그의 말은 윤 대통령 또는 내부에 향해져 있었다"며 "이 대표가 당을 조금 더 잘 운영했었으면 선거도 더 좋은 결과가 있었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또 이 대표가 '저에 대해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 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이 대표가 옛날에 바른미래당에서 안철수 대표에게 막말을 했다는 것을 문제 삼았더니 '사담으로 한 거니까 괜찮다'고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권 내부의 갈등, 당과 대통령실 또는 정부에 리스크가 좀 있는 것을 하나씩 걷어내고 있는 와중에 이 대표의 폭탄이 떨어져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아울러 이 대표가 낸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절차의 하자 부분도 실질적으로 당헌당규가 개정이 되었기 때문에 찾아보기는 좀 어렵지 않나 본다"고 밝혔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자신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출마를)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현재) 당 상황이 (당 대표를) 하고 싶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또 안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지금 꼭 제가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크게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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