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지족상락 知足常樂'은 '만족할 줄 알면 항상 즐겁고 능히 참으면 스스로 편안하다'는 뜻으로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말이다. 요즘 우리 정치권의 키워드는 '이준석'이 그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1970-1980년대 산업화 시절에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정당화 되던 때가 있었다. 당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숨 가쁘게 살 수 밖에 없었던 우리네 민초들의 '가즈아' 이기도 했다. 요즘 이 청년을 보면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게 자신의 케치프레이즈인양 울고 분노하고 떠든다.

여기 '지족상락'과 관련, 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어느 봄날 한 청년이 배가 너무 고파서 햄버거 가게에 들렀다. 그리고 햄버거 하나를 사서 밖으로 나와 야외 벤치에 앉아 혼자 쓸쓸히 햄버거를 먹고 있었다. 그때 으리으리하고 번쩍이는 자동차 한 대가 미끄러지듯 햄버거 가게 앞에 멈추어 섰다. 차에서는 비서인 듯한 여자가 내리더니 햄버거를 사서 차안으로 건네 주었다. 그 모습을 바라본 청년은 부러워하며 이런 생각을 했다.

'아~!!, 나도 누군가가 사다 주는 햄버거를 저런 멋진 차 안에서 편히 앉아 먹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청승맞게 공원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햄버거를 먹고 있는 내 신세가  정말 처량하군.'

그런데 같은 시간, 자동차 안에서 햄버거를 먹고 있던 남자도 벤치에 앉아 햄버거를 먹고 있는 청년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저 청년처럼, 다리가 건강해서 햄버거를 사먹으러 여기저기 돌아 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저렇게 벤치에 앉아 맑은공기를 마시며 점심을 먹을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30년 지기이자 선배가 낸 책 제목 '생각바꾸기'가 새삼 생각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이 청년은 원하던 것을 손에 넣는 순간 기뻐하다가도 다른 사람의 손에 들린 것이 더 좋아 보이면  그 기쁨도 잠시 뿐, 감사한 마음은 어느새 분노로 바뀌는 사람이다. 사람에게는 '약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이 있다는데 그것은  바로 열등감과  비교의식이다.

오늘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 대표의 징계는) 성 접대 무마 의혹, 7억 원 투자 각서 여기에 대한 모든 것이 윤리위 판단으로 된 것인데 마치 윤핵관의 잘못으로 된 것 같이 대통령과 윤핵관을 공격하는 것은 본 말이 잘못됐다”라고 했다. 물론 소위 '윤핵관'의 잘못도 없지 않다.

하지만 '능히 참으면 스스로 편안하다'는 '지족상락 知足常樂'의 가르침을 외면한 채 역으로 행동하는 이 청년을 보고 있자면 유야독존의 끝이 그리 좋지 않을 듯 싶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