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심일보 대기자] 여당이 새 정부가 들어선지 100여 일 만에 사상 최대 위기에 처했다. 당의 중징계에 따른 당대표 공석 사태, 최악 수준의 대통령 및 정당 지지율,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법원의 비대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새 비대위 출범 추진 등 일련의 사건이 최근 두 달이 채 지나기 전에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당내 일각에서 자신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에 대해 “제가 자리에 연연했다면 대선 일등 공신으로서 인수위 참여나 내각 참여를 요구할 수 있었지만 포기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당이 석 달 가까이 혼란에 빠져있다. 이준석 당 대표의 성 상납 의혹으로 촉발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와 비대위원회의 출범,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인용, 이로 인해 과열된 내부갈등 등 많은 어려움이 쌓여 있다”며 “특히 당헌당규의 미비는 정치적 혼란의 중요한 원인이다. 따라서 당헌당규를 정비한 이후 새로운 비대위원회를 출범시켜야만 혼란은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자신을 '대선 일등 공신'이라고 자칭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지원유세 도중 “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다. 각종 예산, 정책. 제가 OK 해야 나간다”라며 “그리고 제가 윤석열 대통령 친구 아닌가. 제가 OK하면 다 되는 거다. (국민의힘 후보) 당선시켜 주면 요구하는 예산은 제가 다 떨궈드리겠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날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은 "일등공신? 저 근거없는 오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공신이 아니라 역적이다" “자기 입으로 자기가 일등 공신이라고 말하다니” “대선 때 (권 원내대표가)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자기 객관화가 안 되는 듯” 등의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제 정신이 아니구먼. 스스로 공치사하는 저런 싸가지는 어디서 나온 자신감일까"라고 조소했다.

다수의 언론 역시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인 권 원내대표가 작금의 대혼돈 사태에 '일등공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후 비대위 구성을 주도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가 공개되는 빌미를 제공해 여권 전체를 수렁에 빠뜨렸다. 당내에서조차 “반성과 성찰 없이 법원과 싸우려 하고, 이제 국민과 싸우려 한다”거나 “국민과 당원을 졸로 보는 것”이라는 비판을 내고 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의 오늘 발언을 보면 2선 퇴진은 없어 보인다. '공신타령'이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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