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소재 중앙임상병원서 사망…"오랜 투병"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지난 1990년 6월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연설하는 모습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지난 1990년 6월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연설하는 모습

[정재원 기자] 냉전 시대 종식의 주역으로 평가되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향년 91세 나이로 서거했다.

타스통신, 리아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소재 중앙임상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병원 측은 "고르바초프는 중하고 오랜 투병 끝에 오늘 저녁 사망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985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취임, 이후 1990~1991년 소련 대통령을 지낸 그는 이른바 페레스트로이카로 불리는 개혁 이데올로기를 통해 국내적으로 전체주의의 병폐를 개선하고 대외적으로는 긴장 완화를 추구하고자 했다.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냉전 종식의 상징으로 평가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INF 파기를 앞두고 세계 각국의 안보에 도전이 되리라고 비판 목소리를 낸 바 있다.

해외에서는 냉전 종식의 주역으로 평가받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그다지 인기가 없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경제 분야 개혁에서는 성과가 미진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그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이 없었다면 자국이 초강대국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으리라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그는 군부 쿠데타 시도 등 정치적 혼란 속에서 1991년 12월 소련이 해체되며 권력을 내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소련의 붕괴는 고르바초프의 목표는 아니었지만, 아마 그의 가장 큰 유산일 것"이라고 추도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