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기자] "10만 원 짜리 홍삼 선물세트 저렴하게 가져가세요."

고물가에 명절 장바구니 부담이 늘어나면서 스팸 홍삼 등 추석 선물세트를 되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 

채소·과일·고기 등 식자재 값 폭등으로 제수 음식 장만 비용이 뛰어 오르다보니, 필요 없는 선물을 중고 시장에 내다 팔며 여윳돈 마련에 나선 것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플랫폼 당근마켓엔 지난주부터 다양한 선물세트를 되파는 글이 무더기로 올라오고 있다.

종류는 햄, 홍삼, 조미료, 참치, 생활용품 등 다양하다. 가격대는 3만~10만 원대가 주를 이룬다. 대부분 상품이 온라인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올라오기 때문에 거래 또한 빠르게 이뤄지는 추세다. 

당근마켓에는 "홍삼세트 반값에 팔아요. 어제 선물로 받아 포장도 뜯지 않은 제품이라 다시 선물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13만 원짜리 벌꿀세트 8만 원에 팝니다" "스팸셋트 온라인 최저가보다 싼 2만 원에 팔아요" 등의 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또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도 명절 선물세트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중고나라 게시판에 '스팸' '참치' '홍삼' 등을 검색하면 수백 건의 상품이 나오는데, 이 중 70%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 같은 인기에 중고나라는 플랫폼이 아예 직접 구매자가 돼 회원이 등록한 스팸을 직접 매입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이벤트 기간(16일까지) 동안 중고나라는 플랫폼 내 스팸 거래 가격을 매일 분석해 매입 시세를 공개한다. 이용자는 이벤트 양식에 맞춰 스팸세트를 등록하기만 하면 된다. 중고나라는 판매자의 편리한 상품 발송 편의를 돕기 위해 택배 비용(4,000원)도 추가로 지급한다. 

당근마켓 이용자 A씨는 "요즘 과일 채소 할 것 없이 대부분 식재료 값이 너무 올라 추석 차례상 준비에 고민이 많았다"며 "남편에게 들어온 선물세트를 중고시장에 내놓으니 28만 원 정도의 여윳돈이 생겨 그나마 한시름 놨다"고 했다.

명절 선물세트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자취생에게도 인기다.

온라인 최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어 평소 먹고 싶었던 햄이나 참치, 냉동식품을 사 놓으면 몇 달 간은 반찬 걱정 없이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림동에서 자취하는 B씨는 "명절 연휴 직전이나 직후에 올라오는 선물세트는 온라인보다 훨씬 가격이 싸서 남은 생활비로 스팸과 참치, 생활용품 세트를 구입해볼 예정"이라며 "그동안 비싸서 못 사먹었던 과일이나 홍삼도 저렴한 세트가 나오면 사볼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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