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400여 가구 정전 피해…강풍에 넘어져 부상한 피해자 속출

일본 누리꾼이 힌남노에 대해 경고하며 피해 사진을 공유했다./사진=트위터
일본 누리꾼이 힌남노에 대해 경고하며 피해 사진을 공유했다./사진=트위터

[정재원 기자] 북상 중인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점차 동쪽으로 진로를 틀면서 6일 일본 규슈에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5일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전날 오후 세력을 강화했고, 한반도에서 동해에 이르는 전선이 이날 북일본으로까지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태풍 진행 방향이 점차 동쪽을 향하면서 서일본에서 동일본으로까지 대기 상태가 매우 불안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규슈 북부에 6일 폭풍우가, 오키나와와 규슈, 가고시마현 아마미 인근 해상엔 너울을 동반한 높은 파도가 예보됐다.

태풍은 현재 오키나와현 사키시마 제도에 다다랐고 앞서 오키나와는 도서 지역 주민 약 11만 명에 피난을 지시한 상태다.

전날 오키나와에선 미야코지마에 초속 40.1m, 이시가키에 초속 37.9m의 최대순간풍속이 관측됐다. 시간당 강우량은 오키나와현 구니가미가 61.5mm, 미에현 구와나시가 73.0mm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오키나와(沖縄)에서는 주민들에게 대규모 피난 지시가 내려졌고 주택 5,000여 채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나하공항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항이 폐쇄되고 항공편 수백 편이 결항했고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대규모 피난령이 내려지고 주택 수천 채가 정전됐으며 일부 시민들이 강풍에 날아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 NHK,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오키나와현 서부에 있는 섬 지역 지방자치단체는 주민 약 11만 명에게 전날 '피난지시'를 발령했다.

피난지시는 위험한 장소에서 전원 피난하라는 권고이며 당국이 재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발령하는 5단계 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단계에 해당한다.

오키나와현 나하시에서 70대 여성이 강풍에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됐고, 같은 날 오후 7시쯤 나하시에서 80대 남성이 머리를 다쳤다. 이날 새벽 기노완시에서는 주택 뒤쪽의 비탈면을 덮고 있는 블록이 무너져 주택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에 들어간 일본 오키나와에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사진=트위터 캡처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에 들어간 일본 오키나와에 폭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사진=트위터 캡처

▶ 힌남노 비껴간 대만, 차 뒤집히고, 가로수 부러져

11호 태풍 힌남노가 예상과 달리 대만을 살짝 빗겨갔지만 이곳에서의 피해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4일(현지시각) 대만중앙통신에 따르면 폭우와 강풍이 몰아쳐 뉴타이페이, 타오위안 등 일부 지역 주민 600여 명이 인근 임시보호소로 대피했다. 비행기와 여객선은 100여 편이 결항했다.

대만 공영방송 TTV는 이날 새벽 1시쯤 타이페이의 한 다리를 지나던 승용차 한 대가 전복됐다고 보도했다. 폭우로 미끄러워진 도로에 거센 바람까지 불자 자동차는 통제 불능 상태가 됐고, 결국 가드레일에 부딪힌 후 뒤집혔다. 진 씨 성을 가진 운전자는 다행히 스스로 차 밖으로 기어 나왔다. 그는 “비가 와서 시야가 좋지 않아 앞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자오시향에서는 3층 높이의 공사장 가벽이 바람에 쓰러지면서 경찰차를 덮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영상에는 경찰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가 쓰러지는 벽을 보며 “어! 어!” 하며 놀라는 목소리가 담겼다. 차량 앞유리가 산산조각 났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TTV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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