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명현 시사플러스 칼럼니스트/ 금융감독원 前 국장, 런던사무소장​
나명현 시사플러스 칼럼니스트/ 금융감독원 前 국장, 런던사무소장​

UN이 발표하는 인류행복지수에서 세계 200여 개 국가 중 해마다 상위권에 올라가는 나라들이 있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인데 그 중 동화의 나라로 잘 알려져 있는 덴마크는 언제나 세계에서 가장 국민이 행복한 나라 중 한 나라로 손꼽힌다.

그 이유가 뭘까? 그들의 문화에는 ‘얀테의 법칙’(Jante Law)이란 게 있다. 얀테의 법칙은 노르딕 국가에 흔히 알려진 일종의 행동 지침으로 평범함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이나 개인적으로 야심을 품는 행동을 부적절하게 묘사한다. 

덴마크계 노르웨이인 작가인 악셀 산데모세(Aksel Sandemose)가 풍자소설 '도망자'(A Fugitive Crosses His Tracks, En flyktning krysser sitt spor, 1933)에서 묘사한 얀테의 법칙에서 유래했지만 실제로는 좀 더 오래된 것이다. 그의 소설은 허구의 작은 덴마크 마을 얀테를 묘사하는데 이곳은 자신의 고향인 뉘쾨빙 모르스(Nykøbing Mors)를 모델로 했다. 뉘쾨빙은 마을 내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알고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각설하고 얀테의 법칙은 개인주의와 사적인 성공에 몰두하기보다는 집단과 공동체의 이익을 중시하는 태도, 개인주의적인 사람들을 일제히 비판하는 태도, 그리고 양쪽을 나타내는 사회학적 용어이다. 북유럽 국가 사람들은 일상에서 쓸 정도로 널리 알려진 표현이기도 하다.

얀테의 법칙에 10가지 규칙을 소개하지면 

1.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2. 당신이 남들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3.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4. 당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

5. 당신이 남들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6. 당신이 남들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7. 당신이 모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8. 남들을 비웃지 마라.

9. 누군가 당신을 걱정하리라 생각하지 마라.

10. 남들에게 무엇이든 가르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마라

이러한 사회적 암묵적 규칙은 스칸디나비아인들 사고 방식을 강력히 통제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명예를 얻어도 자랑할 수가 없다. 자랑하고 싶으나 할 수 없다기 보다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게 하는 그런 규칙이다. 미국에서 에미상을 수상한 스웨덴 배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도 트로피를 친구 집에 몇달 맡겼다가 찾아온 후 캐리어 깊숙한 곳에 숨겨놨을 정도다.

그렇다면 이같은 규칙에 배척점에 있는 두 가지는 무엇일까 ?  그것은 ‘우월감’ 과 ‘열등감’이다. 남들과 비교해서 내가 특별하다는 생각에서 탄생되는 첫 번째가 우월감이고, 거기에 미치지 못했을 때  태어나는 두 번째가 열등감이다.

‘우월감’ 과 ‘열등감’ 으로 인하여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고통과 낙심과 좌절 속에 살아가는 이들 역시 적지 않다.

덴마크 국민들이 행복한 이유는 결코 남들보다 잘 나거나 부유해서가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가 다 존귀하다’ 라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우리 또한 그런 가치관을 갖고 산다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형편의 사람이라도 불행하다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올해 추석은 태풍으로 인해 고통받은 우리의 이웃이 적지 않다. 명절이 즐겁지만 않은 이웃 역시...

우리 이웃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절실한 2022년 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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