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 추석 연휴가 시작됨에 따라 차례상 차리는 법을 검색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매년 차례를 지내지만 복잡한 차례상을 차리기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전통적인 차례는 복잡하지 않았지만, 다양한 의미를 만들어오며 복잡해졌다.

시대가 바뀌면서 예전처럼 명절에 친척들이 한데 모여 함께 차례상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는 경우는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집이 많다.

차례는 '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으로 명절을 맞아 조상들에게 음식을 준비해 상을 차리고 절을 하며 조상을 기리는 것이다. 추석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송편, 육전, 생선, 탕, 포, 나물, 대추, 밤, 배, 곶감, 사과 등이 올라가며 일정한 규칙에 따라 놓인다.   

제사 상차림의 기준 위치는 지방(신위)이 있는 쪽이 북쪽이다. 신위의 오른쪽은 동쪽, 신위의 왼쪽은 서쪽이다. 반서갱동(飯西羹東)에 따라 밥은 서쪽(왼쪽), 국은 동쪽(오른쪽)에 위치하며, 산 사람의 상차림과 반대로 놓아야 한다. 수저는 중앙에 놓는다.

차례상 차리는 법은 지방과 가문에 따라 달라 어느 것이 옳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일반적인 상차림은 5열로 구성된다. 신위가 있는 쪽을 1열로 보면, 1열은 식사류인 밥, 국 등이 배치되고, 2열은 제사상의 주요리가 되는 구이, 전 등이 오른다. 3열에는 부요리인 생선, 두부, 고기탕 등 탕류를, 4열에는 나물, 김치, 포 등 밑반찬 류, 5열에는 과일과 과자 등 후식에 해당하는 것들이 올라간다.

◆어동육서(魚東肉西), 동두서미(東頭西尾)

 고기는 서쪽(왼쪽), 생선은 동쪽(오른쪽), 어동육서(魚東肉西)다. 상위에 놓을 때도 꼬리는 서쪽(왼쪽), 머리는 동쪽(오른쪽)에 위치한다. 동두서미(東頭西尾)는 꼬리의 음식보다는 머리의 음식이 좋은 것이니 좋은 것을 먼저 먹고, 자주 먹어야만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생동숙서(生東熟西)에 따라 나물은 서쪽(왼쪽), 김치는 동쪽(오른쪽)에 위치하며, 좌포우혜(左脯右醯)에 따라 포는 서쪽(왼쪽), 식혜는 동쪽(오른쪽)에 위치한다.

◆ 조율이시(棗栗梨枾), 홍동백서(紅東白西)

 이후는 조율이시(棗栗梨枾), 홍동백서(紅東白西)다. 과일은 대추, 밤, 배, 감의 순으로 놓는다. 보통 진열의 왼쪽에서부터 대추, 밤, 배, 감의 순서로 놓으며 그 외의 과일은 순서가 없다. 다만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놓고 있다.

조율이시의 경우 과일은 신위 쪽에서 가장 먼 줄에 있으니 약처럼 가끔씩 먹되 뼈에 좋은 대추, 머리에 좋은 밤, 배에 좋은 배, 피부에 좋은 감의 순서로 좋은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홍동백서는 백(흰색) 종류의 음식보다는 홍(붉은색) 종류의 음식이 좋은 것이니 먼저 먹고 자주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들을 함께 먹어야 몸에 좋다는 것을 자손들에게 가르쳐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차례상에서 유의할 점으로는 복숭아와 삼치, 갈치, 꽁치 등 끝에 '치'자가 든 것은 쓰지 않으며, 고춧가루와 마늘 양념을 사용하지 않고, 붉은 팥 대신 흰 고물을 쓴다 등이 있다.

한편, 홍동백서·조율이시 등의 차례상 예법은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조선시대 차례·제사상에 관한 예법을 다룬 문헌은 존재하지 않아서다. 

이에 최근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는 차례상을 간소화한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내놓았다. 표준안에 따르면 차례상에는 9가지 정도의 음식을 올리면 된다. 기본적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이다. 여기에 조금 더 올린다면 육류와 생선, 떡도 올릴 수 있다.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최영갑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위원장은 "차례나 제사를 후손들이 지내지 않는 것보다는 간소화하게라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즐겁고 행복한 차례와 제례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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