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직후 농심 라면 시작으로 가공 식품 도미노 인상 전망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정재원 기자]  고물가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이후 먹거리 물가가 더 오를 전망이다. 이미 라면과 스낵 등 식품업계는 추석 이후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가공 식품 가격 인상으로 외식 물가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물가는 고공 행진을 지속할 전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민 음식을 대표하는 라면 가격은 추석 직후 인상이 공식 예고됐다. 

당장 오는 15일 농심은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여 만에 또 다시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농심이 신호탄을 쏘자 팔도도 10월 1일 부로 팔도비빔면, 왕뚜껑, 틈새라면빨계떡 등 라면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고 밝혔다. 추석 이후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라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라면 뿐만이 아니다. 이미 이달부터 대상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조미료 '미원'(100g) 가격을 12.5% 인상 했고, 하림과 사조는 편의점용 닭가슴살 가격을 올렸다. hy는 이달 1일부터 '야쿠르트 라이트' 등을, 동원F&B도 치즈 및 요구르트 등 9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식품 업계는 곡물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제품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가공 식품 가격 인상으로 끝나지 않고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라면이나 유제품 등은 식당 등 외식 업체의 식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서는 등 이미 외식 물가는 고공 행진 중이다. 

소비자원 가격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8월 서울 기준 김밥의 평균 가격은 3,046원으로 전월(2,969원)보다 2.59% 상승했다. 

삼겹살(200g) 가격은 1.7% 뛴 1만8,364원, 김치찌개백반 가격도 1.0% 오른 7,500원으로 나타났다. 냉면(1만500원)과 삼계탕(1만5,462원), 칼국수(8,423원)도 0.5∼0.7%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먹거리 물가 상승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9~10월 '물가 정점'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한국은행은 물가 정점이 종전 전망보다 지연되거나 5~6%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향후 국제유가 전망,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물가 오름세는 올해 하반기 중 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상방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 정점이 지연되거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올해 3월 4%를 웃돈 후 빠르게 높아져 6월에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처음으로 6%대에 진입하는 등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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