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원내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추석 명절 직전, 40대 직장인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남녀를 불문하고 성균관이 발표한 차례상 표준안이 가장 기쁜 소식이라 한다. 나도 외며느리로 또 큰딸로 시댁과 친정의 차례음식, 성묘준비로 분주했지만 옆에 있는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나중에는 북어포와 소주 한 병만 준비하라고. .  

100년 만의 가장 큰 달을 보며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을 모처럼의 추석에 가장 좋은 안주거리는 역시 정치이야기였을 것이다. 명절연휴 직전 시장에서 만난 많은 시민들의 반응은 물가가 너무 올랐다고 삶의 팍팍함을 호소하는 분부터 저 개인에 대한 응원도 있었지만 국민의 힘과 윤정권에 대한 염려가 가장 주를 이루었다.

지난 3월 우린 온 힘을 다해 정권을 바꾸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무엇이 달라졌을까?

하나하나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아가곤 있지만 온통 집안싸움만 주목된다.

무조건 진격을 외치는 이준석 전대표에 대해서는 입이 아파 더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그럼 이제 책임지는 여권의 모습은?

용기를 갖고 해야할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이미 염치는 어디로 묻어버리고 대선 시즌 2로 이끌어가기 위해 여념이 없다. 민생보다는 정치싸움만 하겠다는 민주당에 대응하여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용기와 소신이 필요하다. 해야 할 개혁과제는 힘있게 추진하되,그들의 선동적 정권흔들기에는 단호해야 한다.예상되는 정권흔들기에 준비도 안되 허둥되는 모습이나, 집요한 정권흔들기에 나몰라라 해서는 천장지제 궤자의혈 꼴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좌파는 사실 이런 싸움에는 이골이 나 있다. 소고기촛불시위부터 우린 얼마나 수많은 예를 보아 왔는가? 그런데도 이리저리 눈치보며 정권교체에 우리끼리 만족한 모습, 그 알량한 권력에 다투는 듯한 모습은 정권을 바꿔 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국민의 힘의 용기있는 전사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거침없는 그리고 부단한 전진도 희망한다. 정부도 물론 그리 해주길 바라며 정치권과의 호응을 가벼이 해서는 안된다는 말도 덧붙이고 싶다.

그것만이 국민의 지지를 얻어 해야 할 일을 하는 길이다. 

추석 전 찾아 뵌 91세 독거 어르신께서 눈물까지 보이며 반가와해주시고 등두드려주며 다시 꼭 한번 더 오라하시는데 선뜻 대답 못한 것이 내내 송구하다. 대한민국을 만들어 오셨던 우리 선대, 선배들에 대한 우리의 책무를 다시금 생각하는 추석연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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