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2022.08.1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2022.08.13.

[심일보 대기자] "보수의 관점에서 이 대표의 핵심 문제는 도덕성이다. 논란이 많은 성 매수 주장을 들추려는 게 아니다. 보수주의는 좌파처럼 순결한 사람만 정치를 해야 한다고 위선 떨지 않는다. 다만 문제가 생겼을 때 법에 앞서 도덕성을 처신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때 어떤 총리 후보자는 변호사 수임료 16억 원 때문에 물러났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지만 도덕성을 중시해 자진 사퇴했다. 보수적 가치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정무실장은 성 매수 주장과 관련된 제보자에게 7억원 투자 각서를 써줬다고 한다. 만약 대통령 부인의 비서관이 유흥업소 취업 주장과 관련된 제보자에게 투자 각서를 써준 사실이 드러났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차이가 없다고 본다. 보수 정당 대표라면 그는 이 일만으로 스스로 물러났어야 한다. 그런데 그는 일가족 비리 수사 때 조국 교수와 당시 집권자들이 보여준 행동을 따라 하고 있다. 도덕성이 아니라 대중 선동을 처신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오늘(14일) 조선일보 '[선우정 칼럼] 보수 여당 대표의 처신'이라는 제하의 칼럼에 한 대목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지난 7월 8일 당 윤리위에서 성 상납 증거인멸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것은 그 자체로 충격적 사건이었다. 여소야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집권여당의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정책 기조를 관철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야 할 때 이같은 물의를 일으켰다면, 자성의 시간을 가져도 모자랄 판이다. 

이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우여곡절 끝에 14일 공식 출범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인터뷰에서 "20%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고 당 내홍을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어렵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긴 했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 위기 상황을 종식시켜야겠다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우리랑 크게 결별하고 원수처럼 지내길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또 "이 전 대표가 '이 XX, 저 XX' 발언을 자주 하는 것 같다"는 질문에는 "도대체 대통령이 그런 얘기할 리도 없고 무엇을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는건가. 그것은 이 대표의 주장일 뿐이지 도대체 대통령이 사석에서 그런 언사를 했다는 걸 내가 들어본 적이 없다.솔직히 대통령하고 가깝기로 하면 내가 더 가깝지, 이준석이 가깝나. 그렇게 대통령이 함부로 언사를 난발하시는 분이 아니다. 그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에 대한 굉장한 결례다. 대통령이 언제 이X, 저X 를 했나. 그것도 한두 번도 아니고 자꾸 그걸 의도적으로 이 대표가 밖에다 얘기를 하니까 정말 대통령이 그런 언사를 한 것으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다. 그거 아주 고약하다. 근거도 대지 못하면서 함부로 그렇게 얘기하면 안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전 대표는 왜 도덕성을 지적받고 자성을 커녕, 윤석열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직격하는 것일까

정 비대위원장은 "작년 6월 29일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정계 입문 선언을 하고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을 했을 때 내가 일일히 의원들에게 전화해서 같이 나가자라고 했다. 그때가 이준석 대표에게 전화가 왔다. 나보고 대표라고 하면서 '대표님, 의원들한테 일일히 전화를 하시고 내일 모레 윤석열 총장의 행사에 끌고 나가실려고 하는데 그러지 마십쇼'라고 하더라. 왜그러냐고 물으니 '괜히 위화감 조성합니다. 그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고 했다."

 이어 "내가 '제 정치 활동 영역에 속하는 문제인데 대표가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전화를 끊으니 다음날 이 대표가 서범수 비서실장을 대동하고 내 방에 찾아왔다. 내가 '대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이 아니다'라고 하니 이 대표가 '거기 나가는 의원들 나중에 불이익 받습니다'고 했다. 결국 아무 이야기 안하고 돌려보냈는데 이 대표 마음에 처음부터 윤석열이라는 인물이 마음에 안 들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결국 정 비대위원장의 말처럼 '처음부터 윤석열이라는 인물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이 '분탕질'의 시작이지 싶다.

'친윤석열계'인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장 이사장은 13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를 향해 "처음부터 끝까지 윤핵관 나빠요만 하실 게 아니라 자신의 어떤 부족한 점도 돌아보고 반성하는 메시지가 이제는 나와야 될 타이밍이다"라고 했다. 

장 이사장은 "어쨌든 소위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일단은 일선에서 물러나서 2선으로 후퇴해 가고 있는 상황이고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서 위기를 수습해 보자라는데 총의가 지금 모아지고 있다"며 "설령 정진석 비대위에 대해서 가처분 인용이 나온다 한들 우리 당의 당원들이나 또 다수의 의원들이 이준석 전 대표를 다시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처분 승리와 법적 공방에서 이 전 대표가 정당정치 내에서 어쨌든 당원들이 있는 건데 또 국회의원들이 있는 건데 그들의 마음은 점점 더 잃어가고 있는 거 아닌가, 점점 더 돌아올 수 없는 강의 강폭이 점점 더 넓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기자의 생각으론 결국 대통령이 싫어 둔 수가 '자충수가' 됐고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넌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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