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OS16 업데이트…2분 내 전송 메시지 삭제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서 전송된 메시지를 삭제한 모습. (사진=윤현성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서 전송된 메시지를 삭제한 모습. (사진=윤현성 기자

[정재원 기자]  #"아 부장XX" "죄송합니다. 잘못보냈습니다"

스마트폰 시대, 누구나 한번쯤은 비슷한 메신저 배달 사고를 경험하곤 한다. 이처럼 아찔한 사태를 막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업체, 이동통신사, 메신저 앱 등이 모두 '메시지 전송 취소' 기능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애플까지 '메시지(문자) 전송 삭제' 기능을 추가하면서 이제 국내 주요 스마트폰, 메신저 앱등에서 모두 해당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3일 오전 2시(한국시간) 전용 운영체제(OS)인 'iOS 16'을 공식 출시했다. 잠금화면 기능 개선, 집중 모드, 패스키 기능 등이 추가됐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달라진 메시지 기능이다.

iOS 16에서 '전송 취소' 기능이 추가됐다. iOS 16 업데이트를 적용하면 아이폰으로 보낸 어떤 메시지든 전송 후 2분 이내에는 전송을 아예 취소할 수 있다. 

전송 후 15분 이내에 메시지를 편집하거나 읽은 메시지를 '읽지 않음'으로 표시할 수도 있고, 삭제한 지 30일이 지나지 않은 메시지는 다시 복구도 가능하다. 이같은 기능은 지난 2017년 출시된 '아이폰8' 시리즈까지 적용된다.

다만 이같은 애플의 메시지 삭제 기능은 여전히 큰 허점이 남아있다. 바로 iOS 16 업데이트를 마친 '아이폰'끼리만 삭제 기능이 제공되는 것. 실제로 iOS 16 업데이트를 마친 아이폰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에 문자를 보냈을 경우에는 '전송 취소' 버튼이 표출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점은 향후 추가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iOS와 함께 국내 스마트폰 OS를 양분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에는 이같은 기능이 앞서 적용된 바 있다. 시작은 3세대 문자 전송 방식인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이동통신 3사와 함께 갤럭시 시리즈에 '채팅+(플러스)'라는 명칭의 RCS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만 '전송 취소(5분 이내)' 기능은 채팅+ 서비스가 시작된 지 약 2년 뒤인 2021년 '갤럭시 S21'부터 구현됐다. 도입 당시에는 S21에서만 사용이 가능했지만 추후 OS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노트20'을 비롯한 전작에서도 메시지 삭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채팅+의 경우에는 애플보다 삭제 가능 기한이 3분 더 긴 대신 전송된 메시지 편집, 읽지 않음 표시, 삭제 메시지 복구 기능 등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메시지 삭제 기능은 문자에 앞서 '메신저 앱'들에서 처음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국민 메신저 앱'인 카카오톡은 지난 2018년 8.0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5분 내 메시지 삭제' 기능을 도입했다. 당시 카카오는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실수를 보완하기 위해 (메시지 삭제 기능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달부터 갤럭시와 아이폰, 카카오톡 모두에서 '전송 메시지 삭제' 기능이 도입된 만큼 대부분의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메신저 전송 실수'를 무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은 99%(삼성 77%·애플 22%)에 달했다. 카카오톡 또한 지난 2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MAU) 4750만명(중복 포함)을 기록하는 등 우리나라 인구 수에 달하는 이용자 수를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네이버 라인, 텔레그램 등 이용자 수가 비교적 적은 메신저들도 카톡보다 먼저 전송 메시지 삭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갤럭시, 아이폰, 카톡 모두 전송 메시지를 삭제해도 '보내기 취소된 메시지입니다'와 같은 안내가 남는다는 점이다. 메시지를 잘못 보냈을 경우 상대방에게 내용을 들키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지만 흔적이 남는다.

카카오는 카톡 메시지 삭제 기능 도입 당시 흔적 자체를 없애는 기능에 대해서는 "유저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메시지 삭제 기능이 도입된 지 4년 이상 지난 현재도 해당 기능이 추가되지 않았다.

당장 카톡이 전송 메시지 삭제 기능 도입을 발표했을 때도 '범죄 악용'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던 만큼 향후에도 카톡이나 문자 등에 '메시지 완전 삭제'가 도입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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