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옥션, 8월 경매시장 동향 자료...낙찰가율 93.7%

최근 1년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와 낙찰가율 추이. (자료=지지옥션 제공)
최근 1년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와 낙찰가율 추이. (자료=지지옥션 제공)

[정재원 기자]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최근 경매 물건이 늘어나면서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월(96.6%)대비 2.9%포인트(p) 하락한 93.7%를 기록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올해 1월 103.1%로 100%를 넘긴 뒤 등락을 반복하다 6월에는 110.0%까지 상승했다. 그런데 7월 96.6%로 하락한 뒤 8월에는 93.7%까지 떨어졌다.

낙찰률은 36.5%로 전월(26.6%)보다 9.9%p 상승했지만 여전히 5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지난 4월까지 50%대를 유지했지만 5월 35.6%로 떨어진 뒤 7월 26.6%까지 하락했다.

실제 올해 들어 경매시장에도 찬바람이 불면서 강남지역 아파트 경매에서도 유찰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강남의 아파트가 경매에 나오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어 응찰자가 대거 몰렸지만 최근에는 유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달 30일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삼성은 4년 4개월 만에 경매 물건으로 나왔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145㎡와 157㎡는 각각 감정가 50억 원, 51억7,000만 원에 1차 경매를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같은 날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청구' 전용 85㎡도 약 8년 만에 경매에 나왔지만 유찰됐다.

최근에는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도 한 차례 유찰은 기본이고, 2차 경매에서도 유찰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현재 경매가 진행되는 물건은 1년~6개월 전 집값이 급등했던 시기에 감정가가 매겨진 만큼 유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한 차례 이상 유찰된 아파트 중 일부에서는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기도 했지만 매매시장 위축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부담 탓에 낙찰가율은 하락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늘어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올해 1월 35건에서 ▲2월 38건 ▲3월 47건 ▲4월 38건 ▲5월 59건 ▲6월 57건 ▲7월 64건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8월에는 74건으로 올해 들어 최다 진행건수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영향으로 주택 매매시장에 역대급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경매 진행건수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집값 상승기에는 경매 신청 후에도 매매시장에서 높은 매매가로 처분되면서 경매가 취소되거나 취하되는 물건들이 많았는데 올해 들어 집값이 하락하면서 실제 경매가 진행되는 물건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최근에는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매매시장에서 처분이 안 되다보니 경매 진행건수가 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경매 진행건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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