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시 군사 동원령을 발동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다. 특히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또 다시 언급하면서 3차세계대전의 서막이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외교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7개월로 접어들고 있는데, 최근 들어 전장에서는 수세에 몰리고 있고 서방세계의 압박도 높아지면서 러시아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군의 기세가 거침이 없는데다 현재로서는 휴전 협상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고, 게다가 2014년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까지 탈환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러시아로서는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는 물론이고 튀르키예 등 많은 나라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나선 것도 그 배경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군사 당국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과 제한적이지만 세계 대전으로 확전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앞서 지난 9월 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미하일로 자브로드스키 의원과 함께 공동 저자로 참여하고 우크라이나 국영 매체 우크라인폼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난 2월 개시된 러시아의 무력 침공이 다음 단계로 확전될 수 있음을 주장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논문을 통해 "러시아군이 일부 상황에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직접적인 위협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또한 그럴 경우 세계 강대국들이 '제한적인' 핵전쟁에 동참하게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며 "이는 제3차세계대전이 이미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현재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 중인 군사 무기 원조에 포함된 장거리 무기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내부를 타격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은 우크라이나를 앞세운 미국의 대리 전쟁이며, 세계 핵무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두 군사대국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세계 패권 유지, 또는 자국의 생존 및 안보를 걸고 벌이는 군사대결이라는 점에서 이른 시일 안에 승부가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예수회 기관지 <라 시빌타 카돌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시작되기 두 달 전쯤(2021년 12월 말) 한 현자(a wise man : 서방 국가의 지도자)를 만났다면서 "그는 나토의 행동방식에 매우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나토는 러시아의 문 앞에서 짖고 있다. 그들은 러시아가 제국적(imperial) 국가이며, 자신의 국경 부근에 외세가 접근하는 것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5월 19일 진행됐으며 6월 16일 발표됐다)

교황은 이어 "몇 년 전, 우리가 야금야금 일종의 3차 대전을 치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내게 있어 3차 세계 대전은 이미 시작됐다"고 했다.

교황의 지적처럼 3차세계대전의 서막은 이미 열린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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