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래퍼. 2022.10.03.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 래퍼. 2022.10.03.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정재원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내 부분 동원령을 발표한 가운데 러시아 래퍼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3일 영국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워키'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이던 현지 래퍼 이반 비탈리예비치 페투닌(27)은 지난달 30일 동원령에 반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에 위치한 한 고층 건물에서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이 공개한 페투닌 스마트폰 메모장에는 “나는 이 지옥 같은 세상에 항의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적혀 있었다. 그는 “내가 전장에서 살인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죽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기억해주길 바란다”며 “암울한 시기 모두 잘 이겨내길 바란다.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달라”고 했다.

페투닌은 텔레그램에 자신의 심경을 담은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 영상을 보고 있을 때쯤 나는 더 이상 살아있지 않은 상태일 것”이라며 “나는 내 영혼에 살인죄를 씌울 수 없다. 나는 그 누구도 죽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푸틴은 모든 러시아 남성을 포로로 잡은 뒤 ‘살인자가 되는 것’ ‘감옥에 가는 것’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 이 세 가지 선택 사항만을 제시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내 마지막 항의의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영상은 트위터 등 다른 소셜미디어로도 일파만파 퍼졌다. 트위터에 영어로 번역되어 올라온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50만을 넘겼다. 

특히 지인이 공개한 스마트폰 메모장 등에 페투닌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에 대해 "항의를 표현하는 최후의 방법"이라고 적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동원령을 선포하고, 30만 명의 추가 군인들을 전선으로 동원하려고 시도 중이다. 현지 젊은 남성들은 이 징병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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