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나누는 김기현-안철수 의원
대화나누는 김기현-안철수 의원

[심일보 대기자] 한글날 연휴, 여권의 차기 당대표 주자들이 각기 방송과 자신의 SNS를 통해 '대표는 나야 나'라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김기현 “대선 불출마 먼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유력한 경쟁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을 향해 “민주당 전신 정당(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를 하셨던 분인데, 우리 당에 (입당해) 몇 달밖에 안 돼 잉크도 채 안 말랐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민주당 당원이 우리 당 주인은 아니지 않느냐”며 "우리 당에서 마음을 얻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민주당이 (안 의원이 표방하는) ‘중도 보수’ 정당이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1년 동안 보니까 창당과 합당, 탈당을 8번을 하셨는데 중도 보수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을까, 너무 과도한 변신을 하신 게 아닌가”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제는 전당대회를 준비할 때가 됐다”면서 “주변에 많은 분들이 당이 정통성을 좀 회복할 때가 된 거 아니냐, 정통성을 가진 당 대표를 세워서 함께 통합해 나가야 된다는 말씀을 많이 주신다”며 “그런 면에서 제가 해야 할 역할들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전당대회 일정 관련,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빨리 서두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적으로 하려면 12월까지 가능하기는 하다”고 상황을 짚었다. 

여기에 덧붙여 김 의원은 차기 당 대표 1위로 유승민 전 의원이 뽑힌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는 “상당수는 역선택이 많이 들어가 있다”면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이번 투표는)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이 아니고 우리 당원들의 뜻을 반영하는 당 대표를 뽑는 과정”이라며 “이 과정에 있어서 국민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거나 상대 당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것은 황당하다”고 했다.

또 김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1년 정지’의 추가 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선 “우리 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활성화되는데 기여했던 공이 있는 분”이라며 “차라리 지금 이기는 것이, 결과적으로 볼 때는 지는 결과가 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좀 더 큰 틀에서 지도자다운 그런 공인의 모습을 가지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10일에는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등 대선 후보를 지낸 잠재적 경쟁자들을 겨냥해 ‘당권 도전 시 대선 불출마 선언’을 압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새롭게 출범할 차기 지도부의 지상과제는 단연코 총선승리이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만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며 “그런 만큼 차기 당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2024년 총선을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전초전은 안 된다”며 “자칭타칭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은 명확하게 답해야 할 것”이라고 대선 불출마 선언을 당대표 도전 조건으로 내걸었다.

안철수, 김기현 겨냥 "난 공천 부담 없는 사람" 

이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9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당에서 뿌리가 아주 깊은 분들은 당 대표에 당선이 되면 공천을 줘야 할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 저는 그런 (공천을 줘야 할) 부담이 없다"며 당권을 두고 경쟁하는 김기현 의원을 겨냥했다.

안 의원은 본인이 당 대표로서 적격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총선)는 수도권이 최전선이 될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지휘관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경기 성남 분당 갑을 지역구로 둔 반면, 김 의원은 울산, 유 전 의원은 대구를 지역 기반으로 하는 점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힘들 것이라 본다"고 일축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경기지사 경선 때) 당에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과연 (전당대회에) 출마를 해야 할 것인지 조금 더 당원들의 신뢰를 얻는 데 힘을 쓸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 의원은 또한 "선거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중도"라며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당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라는 질문에도 "중도층이 떨어져 나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앞서 개헌을 언급한 것을 두고는 "대통령 임기 초기에 야당에서 개헌안을 내는 것은 (정부를) 흔들기 위한 목적들이 많다"면서도, 개헌 논의에 대해선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의원
유승민 전의원

유승민, 당 대표 여론조사 1위 기사 공유

이날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당권 도전을 시사하는 듯한 게시글을 연달아 올렸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당대표 여론조사 관련 헤럴드 경제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자신이 대구·경북(TK) 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사실을 인용했다.

유 전 의원이 인용한 기사는 '유 전 의원이 전통 보수 지지층이 밀집해 있는 대구·경북 거주 응답자 사이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보수 성향 응답자들 사이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건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의 선전이 역선택으로 보기만은 어려운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유 전 의원은 여론조사 기사를 공유한 지 30분 후에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을 때, 유승민'이라는 칼럼을 공유하기도 했다. 해당 칼럼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그분도 대통령이 처음이라지만 국민도 이런 대통령은 처음이다. 다섯 달밖에 안 된 분이 마치 다섯 달 남은 듯한 ‘국정 동력’을 보인다'고 비판한다. 칼럼은 '뭘 망설이나, 유승민'이라는 내용으로 마쳤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6.1지방선거 당선자대회 및 워크숍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6.1지방선거 당선자대회 및 워크숍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나경원 “유승민 언급 여론조사, 7주 연속 1등은 나”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았으나 당권 도전이 유력한 나경원 전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을 콕 집었다. 나 전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이제 슬슬 당권경쟁이 시작되나 보다”라며 “유 전 의원이 공유한 여론조사가 흥미롭다”고 썼다. 유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이 대구·경북(TK) 지역과 보수 지지층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공유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7주 연속 1등은 나, 본인이라고 구태여 언급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나 전 의원이 유 전 의원에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한 가지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정권 초기이고, 우리가 나라를 바로 잡으려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라며 “정권 초기부터 이준석 전 대표는 대통령을 양두구육이라 하며 흔들어 대더니, 이제 유 전 의원이 뒤를 잇는가 보다. 윤석열 당원도 징계하라 하니”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6일 윤리위가 이 전 대표에게 추가 징계 처분을 내리자 “양두구육이 징계사유라면 ‘이 xx들, x 팔린다’는 막말을 한 윤석열 당원은 왜 징계하지 않느냐”고 비판한 바 있다.

나 전 의원은  또 “다음 당 대표 후보로 친윤(친윤석열), 비윤(비윤석열), 반윤(반윤석열)까지 다양히 거론된다”며 “잊지 않아야 할 한가지는 친윤이든 비윤이든 반윤이든 윤 대통령이 실패하면 대한민국의 정상화는 물 건너 간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해하지 말자. 이 전 대표가 만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이란 용어는 정권 초기 정권의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데 얼마나 톡톡한 기여를 했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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